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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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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경 [solbada] 쪽지 캡슐

2001-01-09 ㅣ No.1402

동화 작가이신 정채봉 선생님께서 세상을 떠나셨다.

이렇게 흰 눈이 소리없이 내리는 날 선생님께서는

2년여의 투병생활을 마치고 오늘 아침

드디어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셨다고...

10대에 처음 그분의 맑은 글을 접한 후부터

내내 그분의 글을 좋아하고 있는데

평화방송에서 그 분의 선종 소식을 듣고

...

하느님 나라에서 평안하시길 기도드렸다.

 

굴곡 많은 삶을 사셨지만 언제나

고운 동심을 품고 사셨던 선생님.

바쁘신 와중에서도 원고 청탁을 드리면

거절을 잘 못하시던 여린 분이셨는데.

 

극심한 육체적 고통중에서도 아름다운 글을

남기셨던 선생님께서 지난 해 내셨던

시집에 실렸던 시 한편을 옮기며

다시 한번 선생님의 영혼을 위해 기도드린다.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하늘 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중

딱 한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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