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 (성찰의 글)국가가 사람을 죽였다는 그 사실을 알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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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열 [kangsyl] 쪽지 캡슐

2009-07-13 ㅣ No.10000

[전종훈 신부가 젊은이들에게] "국가가 사람을 죽였다는 그 사실을 알려라"
-대한민국 젊은이들은 다 어디에 갔는가?..용산은 우리들 미래의 문제
 
2009년 07월 12일 (일) 12:21:30 전종훈 .
 

   
 

7월 11일 한낮에 대학생들이 천막을 찾아와 천막에 앉아 있던 사제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전종훈 신부가 젊은이들에게 한 이야기를 전한다.

여기 있는 사람들이 왜 죽었겠습니까. 살기위해서 망루로 올라갔는데 주검으로 내려온 것입니다. 단순히 공권력에 의해 희생 되었다보다는 사람들이 돈에 미쳐서 진정한 이웃을 못 본 것입니다. 우리가 외면한 그 무관심이 여기 사람들을 죽인 것이죠. 그것에 대한 반성을 해야 합니다.

여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도처에 깔려 있어요. 상징적으로 가장 불의의 현장이 여기입니다. 용산을 통해서 다른 작은 것들도 볼 수 있도록 노력을 하라는 어떤 메시지를 주고 있는 것이죠.

지금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민주주의 역행, 소통 부재, 경제 파탄, 환경 파괴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데 4대강 삽질 등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많은데, 우리는 이 용산의 해결점을 찾지 못하면 다른 어떤 것도 해결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생명과 평화, 인간 등 사람들이 가장 귀하게 여겨야 할 가치의 모든 것이 여기 있습니다. 여기에서 회복 안 되면 다른 어떤 것도 회복될 수 없다고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 사람은 살기 위해 세상에 왔는데 그 사람이 죽은 것입니다. 그러니 그 문제를 해결하지 의미를 찾을 수 없습니다.  생명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곳에서 가치 있는 삶이 있을 수 있을까요. 그래서 여기 용산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곳을 어떻게든 새로운 평화와 생명의 땅으로 만들어 내지 못하면 우리는 죽은 삶을 사는 것과 같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여기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것을 봅니다. 제일 아쉬운 것은 젊은 사람들이 없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젊은이가 다 어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80~90년대만 해도 이 땅의 주요한 가치를 선도한 세력은 청년들이었어요. 그 청년들이 어느 순간 없어져 버렸습니다. 다 어딜 갔나 했더니 인천공항에 있더군요.

학생들이 자기 살기가 바쁘다고 하지만, 학생은 자기 살기에 바빠서 사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자기의 삶을 살기 위한 준비 단계에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어떻게 사는 게 중요한지 가치를 찾는 것이 학생의 본분인데, 그걸 뛰어 넘어 사는 것을 찾고 있는 것이죠.

이곳 용산은 청년들의 미래입니다. 예를 들어 여기에 1000 가구가 살고 있다고 가정합시다. 1000 가구를 몰아내고 100 가구가 사는 집을 지으면 900 가구는 어딜 가야 합니까. 이것이 개발 논리입니다. 나머지 900가구는 삶의 터전을 버리고 쫓겨나는 것이죠. 그 가구들이 다른 곳으로 가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을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또 쫓겨나요. 이것이 개발 악순환이거든요.

저기 보이는 시티파크라는 새 아파트가 있어요. 여기 천막에서 조금 힘들어도 7~8명이 잘수 있어요. 불편하지만 좁은 공간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행복하게 지낼 수 있어요. 그런데 98평, 92평되는 어마어마한 집을 짓기 위해 이 동네에서 나가라는 것 아니겠어요.

학생들이 지금은 세대주가 아니지만 곧 세대주가 될 것입니다. 내 일이고 우리 일인데, 단순히 나는 이런 일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보상비 조금 더 받아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여기서는 한 가족이 좁아도 오순도순 살 수 있었는데 떠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보상으로 시가의 20배쯤 되는 20 억원을 받는다 해도 새로 짓는 70억짜리 아파트의 전세도 살 수 없잖아요. 그 돈으로 서울시내 어딜 갈 수 있겠어요.

이런 것들은 우리들의 미래의 문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당사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죠. 그러니깐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입니다. 더구나 주거권, 생존권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입니다. 국민의 권리인데 그 헌법마저 유린하는 것이죠. 법이 있으나 마나한 거죠. 이런 것들을 다 공부할 수 있는 체험의 장이 용산입니다.

학생들이 가장 크게 도와주는 것은 여기 진실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많은 오해를 하고 있어요. 용산..철거민, 하면 돈 더 받으려는 욕심 부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그렇게 보는 건 너무 동물적입니다. 모든 것을 돈으로만 환산하는, 자본의 족쇄가 채워진 것입니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여기 용산에서 생명,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냥 죽은 것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국가가 공권력을 이용해 생존권을 주장하고 주거권을 찾으려는 사람들을 죽였다는 것, 그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이날 서울 장안동성당 복사단 어린이들이 용산참사 현장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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