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성당 게시판

나누는 기적(루가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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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희 [lusi71] 쪽지 캡슐

2003-03-08 ㅣ No.3898

 

"너희 가운데서 멍에를 치운다면, 삿대질을 그만두고 못된 말을 거둔다면, 네가 먹을 것을 굶주린 자에게 나누어 주고 쪼들린 자의 배의 채워 준다면, 너의 빛이 어둠에 떠올라 너의 어둠이 대낮같이 밝아 오리라. 주님께서 너를 줄곧 인도하고, 메마른 곳에서도 배불리며, 뼈 마디마디에 힘을 주리라.

 

너는 물이 항상 흐르는 동산이요, 물이 끊어지지 않는 샘 줄기, 너의 아들들은 허물어진 옛 터전을 재건하고, 오래오래 버려 두었던 옛 터를 다시 세우리라.

                                                                --이사야 58,9--

 

그 때에 예수께서 레위라는 세리가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라오너라." 하셨다. 그러자 그는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 나섰다.

레위는 자기 집에서 큰 잔치를 베풀고 예수를 모셨는데 그 자리에는 많은 세리들과 그 밖에 여러 사람이 함께 앉아 있었다. 이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그들의 율법학자들은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예수의 제자들에게 "어찌하여 당신들은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는 것입니까?" 하고 트집을 잡았다.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이렇게 대답하셨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자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들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

                                                                 -- 루가 5,27 --

 

 

어제에 이어 진짜 원하시는 희생과 단식에 대하여 이사야는 전하십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오늘..

죄인인 세리의 집에서 식사를 하시며 손가락질 받으십니다.

...

과연 왜 님은 이런 것을 우리에게 원하시고 직접 행하시는가...

...

 

우리는 하루하루 잘 살고자 합니다.

착실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며..

착하게 살고자 노력하고...

 

이렇게 열심히 살면 하느님도 우리를 이뻐해 주시고 축복해 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리는 인생의 행복은 따뜻하고, 편안하며,

깨끗한 곳에서...잘 살고 싶은 것...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하느님은...나누지 않는 자의 그릇은 채워주시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그 분은 흐르지 않는 물, 고여있는 물은 싫어하십니다.

순리대로 흐르는 것만이 아닌, 넘치지 않는 샘물...말입니다.

 

그 분은 아주 욕심이 많은 분이셔서.

당신이 내려주시는 샘물이 고이지 않고,,

넘치고 넘쳐 모든 이들이 마실 수 있으며..

 

당신께 받는 불씨를..나누고 나누어...

모든 곳이 다 밝음으로 가득하기를 바라시는 분입니다.

 

 

그렇기에..내가 그 분의 샘물을 받아 나 혼자만의 웅덩이 받아 놓고 마시며,,

그 분의 불씨를 받아 나  혼자만의 방을 밝히고는..

혼자만 기쁨에 넘쳐

" 주님, 감사합니다!! " 만...외치고 있다면...

 

...  ㅡㅡ^

........싫어하십니다.

 

 

샘물은 고이지 않고 흐르고 넘쳐야 항상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습니다.

불씨는 나누는 족족 점점 커집니다.

 

우리는 그런 님의 마음을 읽어야 합니다.

단순히 욱박지르고 요구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항상 어디서든 깨끗한 물을 마시게 하시고자...

발길 닫는 곳마다 따뜻함을 허락하시고자...

 

그 분은 내가 끝없이 줄터이니...

그것으로 따뜻하고 깨끗한 세상을 만들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나의 웅덩이를 벗어나고, 나만의 방을 벗어 나도 ...

가는 곳마다 넘쳐나는 물과 따뜻한 불같은 세상을 원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만드는 것입니다.

님은 허락하시는 것뿐...

그것을 만들어 내는 일꾼은 우리인데...

우리는 그것을 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늘 예수님은 그래서 직접 보여 주십니다..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이의 집..

항상 문은 닫아 놓았을 것이며, 집안의 불이 새어 나갈세라..가렸을 것이며...

그 집안의 공기는 쾨쾨하였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 곳에 있으면...사람은 더 어두워지고...우울해지는 법이지요.

 

 

예수님은 오늘 그 집의 문을 활짝 열어 놓으십니다.

공기를 환기시키시고, 사람들의 온기를 불어 넣어주십니다.

잔치에 온 이들을 위해 청소도 하고 따뜻한 불기도 피우고 밝은 심지도 세웠을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단순히 한 집에서 식사를 하신 것이 아니라..

한 집안의 모든 이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시는 기적을 행하신 것입니다.

 

그것은 정말 거창한 기적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집안 모든 이들에게...잊지 못할 큰 기적이 되었으리라 저는 믿습니다.

 

우리도 기적을 행하며 살 수 있습니다.

나의 작은 불씨를 나누고..

나의 목마름을 채워주는 작은 샘물을 나눈다면...

우리는 그 누군가에게 기적을 베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저의 아버지는 거지들의 밥값 200원을 받기 위해 가셨습니다.

저의 어머니는 거지들의 밥그릇을 설겆이하기 위해 가셨습니다.

 

베풀 돈도 없고...나눌 것이 없으셔서..

그것이라도 나누시는 마음에...가셔서

저에게 말씀하십니다...

"오히려 그들에게 많은 것을 받는 느낌이고..하루하루가 그렇게 님에게 감사할 수가 없다.."

 

..어떻게 죽을까..로 고민하시던 두 분의 얼굴이, 목소리가  밝아지신 것을 보며..

나눔을 받는 이에게만 기적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것...나누어 주는 이에게도 님은 기적을 일으키신 다는 것을 봅니다.

 

 

오늘....나는 무엇을 느끼며 기적을 또 확인하려는지...

님에게 감사하며 하루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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