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흥보신부님의 자료실

10. 인간 경험 그 너머에 계신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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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0-08-31 ㅣ No.35

 

평화교리 10(2000/09/03)

 

 

다 그런 거야, 적당히 살아

 

 

 

10. 인간 경험 그 너머에 계신 하느님

 

  인간은 나름대로의 삶을 살아왔다. 자기가 살아온 지난 생애에 비추어 볼 때, 자기 자신이 모든 것에 있어서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는 유능하고 지혜를 갖추고, 외적으로 보이는 부와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노력하면 분명히 내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얻는다' '내 인생은 내가 개척할 능력이 있다'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교과서나 다른 어디에서 인생을 가르쳐주지 않았어도 나름대로의 경험이 있고 또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다.

 

  그런데도, 그러한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본 결과 어떤 무엇인가를 경험했다고 느끼면서도, 아쉽게도 결국에 가서는 "모든 것이 헛되다"(전도 1, 3)는 것이다. 인간이 지금까지 경험하고 생각해 온 대로 되지 않는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모든 것이 헛되다고 느낀다. 공부하는 것도, 일하는 것도, 산다는 것도, 하느님에 대해서 안다는 것도 모든 것이 헛되다라는 것을 생의 순간 순간 깨닫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그저 그렇게 사는 거지!" 또는 "적당히 사는 거야!"라고 말해 버린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인간의 생애와 삶의 문제를 단순한 인과 응보나, 해결책과 해답을 찾지 못하니까 막연하게 운명이나 운세에 돌리고 만다. 특별히 자기 자신의 실수나 잘못이 없는데도 다른 사람에 의해 또는 사회의 변화에 의해 손해를 보거나 실패한 것처럼 될 때, 실망과 좌절 속에 있을 때,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 있을 때 더욱 그렇다.

 

  그러나 신앙의 눈으로 인간과 세상사를 바라본다면 모든 것이 헛된 것이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이 제 때에 알맞게 맞아 들어가도록 만드셨더라.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모두가 한결같으셔서 누가 보탤 수도 없는 노릇이라. 사람이 무슨 생각으로 무슨 일을 하든지 다 하느님께서 때를 정하시고 누가 옳고 누가 그른 지를 심판하신다는 생각이 들었다."(전도 3, 11. 14. 17)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생각과 경험, 그 너머에 계신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조종할 수도 완전히 알아들을 수도 없는 분이시지만, 거듭 우리에게 자신을 드러내 보이시고 우리를 위해 당신께서 마련해 주시는 인간의 길로 우리를 이끌어 가신다.

 

  그러므로 우리의 모든 허탈감과 무상함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벗어버리고 하느님께 의지하며 하느님께 우리를 내 맡기고 살아 나갈 수 있다. 우리의 삶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이며, 우리는 하느님의 섭리 안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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