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동성당 게시판

연중 제3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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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1-01-20 ㅣ No.502

                     연중 제3주일(다해. 2001. 1. 21)

                                            제1독서 : 느헤 8,2∼4a. 5∼6. 8∼10

                                            제2독서 : 1고린 12,12∼24. 27

                                            복   음 : 루가 1,1∼4. 4,14∼21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중국의 고서인 열자에 보면 "마른 오동나무를 가진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웃집 노인이 마른 오동을 내버려두면 불길한 법이라고 하여 그 사람은 그 오동나무를 급히 베어 버렸습니다.  이웃집 노인은 그것을 땔나무로 쓰게 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그 사람은 그 말을 듣자 ’이웃집 노인이 땔나무를 하고 싶으니까 나더러 베게 하였구만.  이웃에 살면서 이렇게 음험해서야 되겠는가?’라고 말하면서 불쾌하였습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겉으로는 남을 위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자기 욕심을 위하여 행동하는 사람을 풍자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도리에 맞는 합당한 일을 하거나 도리에 맞는 합당한 말을 하여도 그것과 연관된 일에 사심을 가지게 될 경우 원래의 도리에 맞는 합당한 행동이나 말까지도 오해를 살 수 있음을 깨우쳐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당에서나 사회에서나 직장에서나 가정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그 공동체 안에서 각자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그 일에 충실합니다.  각자의 일에 충실할 때 그 공동체는 그 공동체가 가야할 길과 해야 할 일들을 충실히 함으로써 발전되어 갈 것입니다.  그러나 항상 어느 공동체에나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일을 남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자신의 노력을 몰라준다고 투덜거리거나, 다른 사람이 하는 일에 감을 노아라 대추를 노아라 간섭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이 그 공동체의 모든 것을 알고 있어야 하고, 모든 일은 자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이런 사람은 그 공동체를 분열시키거나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맙니다.

 

  오늘 제2독서는 바오로 사도가 다툼과 분열이 심한 고린토 교회에 보내는 서간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몸과 지체의 조화로운 관계를 비유하며,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다함께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지체일 뿐만 아니라 각각 고유의 기능과 직분을 갖고 있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 자신이 보기에 미숙해 보이고, 변변치 못하며, 소용없이 보이는 자기 자신이나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한 지체라는 것을 깨닫고 받아 드려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공동체 안에서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우리 고유한 영역이 있는 것입니다.  이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하느님의 말씀이 지금 이 자리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묶인 사람들에게는 해방을 알려 주고, 눈먼 사람들은 보게 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는 자유를 주며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라고 이사야 예언서를 말씀하시고 나서 이 말씀이 "오늘 너희가 들은 이 자리에서 이루어졌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가난한 사람, 묶여 있는 사람, 눈먼 사람, 억눌려 있는 사람 이들은 공동체로부터 분리되어 있으며, 자신들 스스로 공동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오늘 이 자리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십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바로 그리스도의 지체로써의 삶이 있음을 그리스도의 지체가 되었음을 예수님께서는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확인시켜 주십니다.  오늘 제1독서 느혜미야서에서 바빌론 귀양살이에서 돌아와 성전을 재건하기 시작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느님의 법을 알려주고 그 말씀을 들은 백성들의 반응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눈물로 회개하고 없는 이와 나누는 그들의 변화되는 삶의 모습을 전해줍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들음으로써 생활이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예수님께서 그 복음이 오늘 이 자리에서 이루어졌음을 선언하셨듯이 미사를 드리고 있는 우리들은 이 미사시간에 듣는 하느님의 복음이 오늘 이 자리에서 이루어지도록 우리의 공동체가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자신의 사리사욕을 가지고 하는 일은 좋은 일이라도 좋은 일이 될 수 없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비우고 진정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갈 때 우리는 진정으로 복음이 우리 안에 이루어짐을 알게 될 것입니다.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공동체 안에 맡겨진 우리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 우리가 충실할 때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알아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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