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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숙 [halusari] 쪽지 캡슐

2000-09-17 ㅣ No.656

* 청소년의 웃음소리는 하느님의 음악입니다.

 

<갈라진 시대의 기쁜소식> 453호에 실린 글을 재수록합니다.

다소 긴 내용의 글이지만 꼭 읽어보시고 협조를 부탁 드립니다.

 

들꽃학교를 살려주세요.                               

 

양운진-바드리시오(경남대학교 환경보호학과 교수)

 

마산시 진동면 태봉마을에는 폐교된 초등학교 건물을 임대하여 운영되고 있는 ’온누리들꽃학교’라는 별난 학교가 있습니다. 이 학교는 삼년 전에 김상노라는 청년이 설립한 학교로, 일반 고등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일시적 실수 또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쳐 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불러모아 다시 한 번 배움의 기회를 주어 인생을 바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우려는 목적으로 설립된 ’평생교육시설’입니다. 이 고등학교에는 지금 전국에서 찾아 온 남 녀 35명의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며 과거의 실수를 반성하고 미래의 참된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하여 애쓰고 있으며, 열명 내외의 젊은 선생들이 월 삼십만원정도의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하여 벌써 삼년째 그 아름다운 젊음을 헌신하고 있습니다.

나이 든 사람들이 돌이켜 보면, 젊은 시절 자칫 실수가 없었던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그 때 누군가가 붙들어 주지 않았더라면 인생의 길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많을 것입니다. 세상이 먹고살기는 많이 나아졌다고들 합니다만 지금도 여러 가지 가정사정, 개인사정 또는 자칫 실수로 배워야 할 나이에 배우지 못하고 거리를 헤매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 아이들을 그대로 두면 어찌 되겠습니까? 한 번 잘못 들어선 길은 가능한 한 일찍 바로잡아주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입니다. 그대로 두면 잘못 돋아난 나뭇가지처럼 자꾸만 더 크게 비틀어져,  나중에는 부러뜨리지 않고서는 바로 잡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 들꽃학교에는 한 번 잘못 들어선 길을 반성하고 이제 사람이 되어보겠다고 스스로 찾아 온 착한 아이들이 서른 다섯이나 있고, 앞으로 더 많아질 것입니다.

  이 들꽃학교가 문을 닫아야 할 형편에 놓였습니다. 설립자가 이 학교를 설립할 때는 그 당시의 법에 따라 연간 임대료 2,400만원에 삼년 계약으로 임대하였는데, 임대료의 일부는 빚을 얻어 갚았으나 설립자의 개인사정이 악화되어 임대료 5,500만원이 체납된 상태로 계약기간 만료가 석달이 지났습니다. 설립자는 불가피하게 학교 경영을 포기하였고, 시 교육청은  체납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이 학교의 문을 닫게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한 번의 잘못을 반성하고 다시 한 번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 보겠다고 어렵사리 이 학교를 찾아 온 35명의 아이들은 다시 한 번 거리로 내동댕이쳐지게 되었습니다. 세상이란 스무살도 못 채운 이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정녕 이렇게 험악한 것이어야 합니까?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체납된 임대료만 해소하면 계약을 갱신할 수 있고, 앞으로의 임대료는 과거의 십분의일 수준으로 가능하도록 법이 개정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혹 재정능력이 있는 독지가가 있어 특수학교법인으로 전환하면 학교운영재정의 결손분을 전액 국가로부터 보전받을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실제로 산청의 간디학교나 합천의 원경학교(원불교 운영)는 학생 백명 미만의 특성화고등학교로서 국가의 도움을 받아 어려움 없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교구청 청소년국에도 보고되었습니다만, 교구청의 의사결정에는 기간이 너무 걸리고 이 학교는 한달 안에 문제를 해결해야 될 입장에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제가 감히 교우 여러분에게 간청을 드립니다. 교우 여러분이 중심이 되어 ’청소년 교육후원회’를 만들자고,  혼자서는 힘든 일이지만 여럿이 힘을 모으면 주님도 도와주실 것입니다. 이 일에 관심계신 분은 저에게 (055-249-2246, 017-569-9009) 연락 주십시오. 9월 23일 토요일 오후 1시에 들꽃학교에서 만나 점심을 나누면서 이 일을 논의하고자 합니다. 아흔아홉마리의 양을 두고 한 마리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선다는 성경말씀을 골백번을 읽은들 무얼합니까? 한 번 길을 잘못 들었든 것을 반성하여 스스로 집을 찾아온 어린 양마저 걷어차 버리고서야.......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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