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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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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목 [agustin] 쪽지 캡슐

2000-09-11 ㅣ No.4300

 장미의 이름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중고등부 주일학교 교사로 있습니다. 게시판에 그렇게 관심이 많지 않고, 게시판에 있는 모든 글을 읽지 않는 사람이기에 장미의 이름님의 이야기는 오늘 모두 읽었습니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다른 것들도 말입니다.

 장미의 이름님께서 올리신 글을 읽으면서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여러가지 논의들도 읽으면서 한 편은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제가 장미의 이름님이 누구신지 잘 몰라서 감히 이런 글을 쓴다는게 두렵기도 하지만 장미의 이름님의 글을 통해서 추측해 보건데 저의 글에 너무 기분 상하실 분은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장미의 이름님은 너무 논리적인 신앙을 생각하고 계신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때로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이성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 바로 신앙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물론 신앙에서 성서에 대한 지식과 이해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성서는 신앙에 있어서 기초가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앙은 성서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그것은 야고보가 보낸 편지에도 명확하게 나타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행동이 없는 믿음은 죽음 믿음이다." 이말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아무리 성서를 많이 읽고 하느님의 사랑, 예수님의 십자가의 희생과 구원을 알고 사랑을 생각한다고 해도, 그 사랑을 실천해야만 우리는 그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잘 아실거라 생각됩니다.) 그렇기에 성서만으로는 안 될 것입니다.

 제가 아는 것이 적어서....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제 이야기의 주제를 바꾸겠습니다. 진리에 대한 것입니다. 진리가 무엇입니까? 저는 진리가 무엇인지는 모릅니다. 지금도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하는 것은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 교회가 님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성서에 대한 인본주의적 해석과 교회법, 그리고 여러 가지 것들과의 관계 속에서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모두 인간이 만든 것 아니겠습니까? 장미의 이름님도 완전한 존재가 아닌 것을 아실 것입니다. 완전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그것에는 모순도 많고 실제로 실천하는 것도 여러 가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바뀌려 노력한다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보다 좋은 방향으로 실천하려는 것 아닐까요? 그런 면에서 장미의 이름님의 비판은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을 받아들이는 마음을 제가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한 건지, 잘 이해하지 못한 것일지 모르겠지만, 받아들이는 마음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얘기할 것은 성서 해석에 대한 것입니다. 많은 신부님들이 인본주의적 해석을 보인다고 말씀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천주교가 고해성사가 있고, 교회는 고해성사가 없는 것은 성서의 해석에 대한 차이인 것은 아실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많은 교파들 간의 교리상의 차이도 성서의 해석 차이에서 비롯한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저는 성서의 이야기가 사실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님께서 생각하시는 것처럼 가장 중심이 되는 의미가 아닐까요? 어쩌면 오병이어 이야기가 사실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어쩌면 하나의 상징이 아닐까요? 오병이어의 이야기가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그 안에는 나눔과 사랑이라는 진실이 있습니다. 그것이 진정한 사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는 것이 적고, 제가 님의 글로써만 받은 느낌을 가지고 쓴 글이기에 오해가 많았다면 용서하십시오. 이런 이야기를 싫어하지는 않으실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썼습니다.

 끝으로 추석 잘 보내시고요. 글을 쓰다보니 제가 아는 분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무례를 범했다면 질책해주시기 바랍니다.

 게시판으로 쓰시기 뭐하시다면 메일 주소를 알려드리겠습니다.

agustin93@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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