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明洞聖堂) 농성 관련 게시판

4월 29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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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환 [franco2] 쪽지 캡슐

1999-04-30 ㅣ No.53

  어제(지금은 4월 30일 금요일15:37)는 폭삭 망그러지는 바람에 오늘에서야....

  오전 중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지하철 노조 집행부의 천막은 몽골군의 천막을 연상케 하고,

  공공연맹 천막에는 5명의 병역 특례자 5명이 나가고 공공연맹 노조 집행부가 들어와 있다.

  현대 중기 천막에는 변화없이 조용하다.

  3동의 한총련 천막 안에는 7-8명의 학생들이 링거 주사를 맞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무슨 일일까? 걱정스럽다. 대표를 불러 물어 보았다. 다행이 영양 주사를 맞고 있다고 한다. 의료보험 연합 노조원들의 특별 배려라는 것이다. 암튼 다행이고, 서로 보살펴 주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인다. 이런 일이 아니었다면 조 좋았을 텐데......

  궁금했던 푸른교실 천막 대표를 만났다.

공식명칭은 "고용안정과 실업자 문제 해결을 위한 경기 동부 대책 위원회, 방과후 학습지도 및 무료급식을 하는 푸른학교"다. 이곳으로 오게된 경위는 이렇다.

  푸른학교는 국민성금을 (98년 10월부터 실업극복 국민운동)지원받아 성남동,중동,상대원동,태평동,금광동,정자동과 용인시에서 600여 명의 실직자 자녀에게 무료급식과 학습지도를 시행하고 있었다.

  지난 2월 5일, 성남시가 상대원 푸른학교 철거를 명령, 책걸상을 끌어내고 공부방으로 쓰던 복지회관(성남시의 소개로 쓰던 복지회관)을 폐쇄하면서 문제가 발생해, 끊임없이 민원을 접수해오다, 급기야 3월 10일 민원접수를 위해 간 2명을 구속하고 푸른학교 정형주 대표등 11명을 수배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 그 11명이 이곳에 있다는 것이다.

  나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부와 국민 모두가 발벗고 나서서 실업극복을 위해

얼마나 노력 했었나! 각 방송사들도 실업극복을 위해 얼마나 성금을 걷기 위해 노력했나!

그 결실로 맺어진 푸른학교라면 어째서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 정말일까? 정말이라면

이건 큰 문제가 아닌가? 이 문제에 대해 정확히 아시는 분이 있으면 알려 주었으면 한다.

  이 근처에는 많은 형사들이 있다. 왜냐하면 각 지에서 수배된 농성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수배 농성자들은 노조 집행부원들이고 노동쟁의를 하던 중 일어난 일들이다. 그런데

이 문제는 좀 다르다. 푸른학교 문제로 수배된 11명 때문에 성남시경 소속 형사들도 있다고 한다. 이 문제를 어떻게 보아야 하나? 정부에서도 이 문제만큼은 신중하게 다루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17:30 - 농성 천막 각 대표들을 만나 부탁했다.

      내일 5월 1일은 민노총에서 대규모 시위를 계획 중이고 집결지가 이곳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000여명이 운집하면 어떤 상황이 될지 걱정이다. 더구나 계단공사를

      위해 파헤쳐진 돌들이 곳곳에 널려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따라서 천막 밑에 있는

      돌들을 다 치워야 겠는데 협조 좀 해달. 제일 좋은 방법은 천막을 걷고 철수해 주는

      것이다. 다음 방법은 자진해서 천막 밑의 돌들을 밀어내 주면 치우겠다. 두번째 방법을

      모두 선택했다.

        내일 아침 돌들을 치우고 노동절을 맞이해야 겠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성당측 공사는 계단 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할 수 없었던 꼭 해야만 하는 큼직한

      공사들이 있다. 계단 공사를 하면서 동시에 해야하는 공사다.

        먼저 수도관 교체 공사도 계단 공사와 함께 해야 한다. 수도관이 계단 밑을 타고

      설치되었기 때문이다. 계단 공사가 끝나고 다시 수도관 교체 공사를 한다면 또 계단을

      파야하기 때문이다. 30년이 넘은 수도관이 멀쩡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전기 공사이다. 문화제 관리 부분이다. 이것 엮시 꼭해야 하는데, 전기선을

      묻으려면 계단 밑으로 묻어야 하기 때문이다. 왼쪽은 수도관, 오른쪽은 전기선,  윽..      

        아! 여러분 제발 한달간만 성당측의 입장을 고려해 주세요. 제발!!!!!!!!!!!

        일단 노동절 행사가 끝나고 다시 대화해 봅시다.

18:30 - 지하철 노조 법규부장의 면담 요청이다. 뭔 문제가 있나보다.

      문제는 이렇다. 지하철 노조 대의원(고소 고발된 사람들) 117명에 대해 법규부장이

      노력해서 4월 29일(목) 10:00까지 방배서에 자진 출두 시키고 빠른 시일내에 처리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아무런 조취가 취해지지 않자 자신의 입장이 난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문제를 알아 보았다. 고소 고발된 사람들이 경찰에 자진출두하면 48시간 내에 조사를

      마무리해 검찰로 이송하게 되어 있고, 그후는 검찰의 판결을 받아 구속 불구속을

      결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하철의 경우 인원이 많아 20여개 경찰서로 분산 빠른

      시간내에 조사를 마치도록 하고 있으나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린다는 것이다. 아무튼

      빠른 시일 안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참 고맙다. 자세한 설명과

      친절하게 대해 주시고, 또 그렇게 노력 하시겠다는 말씀이.....................

        검찰에서도 빠른 처리를 말했다.

        서로에 대한 배려가 있어 아름답다.

        법규부장도 집행부도 다시 평온해 졌다. 서로에 대한 배려가 이렇게 평온을 주다니.

23:00 - 지하철 노조 집행부의 천막을 찾았다. 대책회의를 막 끝내고 있었다.

      천막 안으로 들어가 노조원들과 소주를 한잔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갔다.

      그냥 사는 이야기.............

        옛날 어느 전장터의 밤 분위기다. 천막이 처지고 깃발이 나붓기고....

      선선한 바람이 성당안을 휘 돌아 나간다. 명동성당 언덕은 또 이런 모습으로 어둠 속에

      잠긴다.

        하느님! 이 전선이 언제나 없어지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는 모습들, 노조원들, 검찰, 경찰, 개별적으로는 모두가 너무

      좋은 사람들인데.... 당신을 닮은 사람들인데....

      왜? 하느님만 빼 놓고 한 잔 했느냐구요?  에구....... 죄송합니다.

      다음엔 꼭 한 잔 올리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히----(^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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