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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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영 [Malin] 쪽지 캡슐

2000-01-21 ㅣ No.958

안냐세여.

오랜만에 이렇게 글을 올리네여...죄쏭.죄쏭...

어느덧 방학도 일주일 밖에 안 남았구.. 밖의 날씨도 춥고.. 괜히 마음까지 싱숭생숭해지는

그런 날인것 같아여..

방학동안 내가 뭘 했나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한일이 없더군여..

띵까띵까 논 일밖에는...

 

 

몆주전에 저는 엄마와 여동생과 함께 이모댁에 놀러 갔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 여동생은 거의 남동생과 흡사할 정도로 씩씩함이 넘치는 밝은 아이랍니다... 그래서 창피한 일이지만 하루 중 다투지 않은 날이 없을 정도죠...

 

어쨌든 오랜만에 간 이모댁에서 사촌동생들과 좀더 재미있게 보내기 위해 우린 스케이트장에 갔답니다...

신나게 놀다가 엄마와 이모가  부르시는 바람에 스케이트장 구석에 있는 벤치로 모였죠...

그런데...

제 동생만 없는 거예요... 동생을 제대로 챙기지 않은 제 탓이라는 엄마의 꾸중을 들으며 뒤를 돌아보니 아. 글쎄 사람이 빙 둘러싸인 곳을 보니 그 아래에 사람이 얼음판에서 누워 있는겁니다...

바지 끝을 보니 그건 분명히 제 동생이었습니다...

어떻게 그 곳까지 달려갔는지 모르겠더라구요... 역시나 제 동생이 글쎄 죽은 듯이 누워 있는데 얼마나 놀랐는지... 정신없이 쏟아져 나오는 눈물을 닦으며 전 계속 어떻하냐고만 했죠..  사람이 누워 있고 그를 둘러 싸고 있는 다른사람들....

그런 장면은 영화속에서만 본 장면이었는데...

자신이 어떻게 된건지도 기억이 안난다며 앞도 잘 안보인다는 제 동생을 보며 놀란  식구들은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머리 엑스레이도 찍어보고 검사가 끝난 다음에야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크게 다친 곳은 없었거든여...

 

제 동생은 다치고 이 삼일 정도만 멍해 있더니 다시 예전의 동생으로 돌아왔습니다..

그전처럼 씩씩해 지고 말도 많아 지고 지금은 아예 다쳤던 일이 없었던 사람처럼 말이예여..

 

제가 많이 놀랐던건여...그리구 많이 느꼈던 건여...

매일 서로 싸우고 놀리고 했던 제 동생이지만여... 그래도 제가 동생을 마음속 깊이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거였답니다...

 

그일이 있은 후도 저와 제 동생은 그전처럼 또 만나기만 하면 다툰답니다...

그렇지만 웬지 제 동생이 사랑스러워 보이는 건

그만큼 제 마음이 성숙해졌기 때문인것 같아여...

 

그리구여..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건여...그리고 그렇게 사랑한다고 말하는건여..

서로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는 걸 알았어여...그리고 서로를 더욱 사랑하게 만든다는것두여... 사랑한다고 말하는것도 진실과 용기가 필요한 거거든여...

 

                                      

                                      

                                       2000년 1월 21일

                                           주님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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