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언젠가 떠나 보내야 함을 알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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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근 [nookie] 쪽지 캡슐

2001-01-09 ㅣ No.3332

호근입니다......

이제 몇시간 남지 않았네요...... 약 9시간 뒤면 마지막 미사.....

아직도 실감이 나질 않네요......

이럴때엔 하느님을 원망해야 하는지...... 로마 교황청을 원망해야 하는지.....

곧 있으면 또 눈이 온다는데...... 어김없이 특별한 날엔 눈과 비를 동반 하시더니.....

결국엔 마지막까지.....

일요일..... 선생님들의 눈물도 전 보지 못했고 우철이의 흐르는 눈물 역시 제가 막아 버렸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제가 눈물이 나올것 같네요......

벌써 2년 반이 지났네요.....

어수선하던 중고등부..... 그때 갑자기 오셔서 항상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주시고.....

처음 뵈었을때의 기억과 잊지 못 할 여름 캠프때의 물싸움, 청년 성가대 발표회때의 그 잊지 못 할 열창..... 제작년 작은 소리 예술제 때에 보여주신 그 연기...... 그리고 9지구 친구들과 모였을때에 전 항상 신부님 때문에 자랑스러웠습니다......

저희 본당 신부님이라서...... 다른 본당 회장 아이들 앞에선 항상 자랑스러웠습니다.....

지난해 회장이라서 그런가요?? 아직도 많은 신부님의 기억들 그 어느 때 처럼 쉽게 지울수가 없을 것 같네요...... 아니....... 그냥 기억속에서 붙잡고 있으렵니다......

내일 미사가 끝나고...... 눈물이 나오면 어떻게하나....... 사람 많은 곳에서 울고 싶지는 않은데.........

전 이제 또 한사람을 떠나 보냅니다....... 붙잡고 싶지만 그럴수도 없는........

항상 건강하세요........ 저도 신부님의 기억에 늘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돌아오실때엔 이 얼굴 그대로 멋진 청년이 되어 신부님 기다리고 있을게요.......

더 이상쓰면 새로 오실 신부님께도 누가 되겠네요......

며칠이 지나면 몇년간의 좋은 추억 뒤로 하고 새로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또 몇년을 보내야 겠네요.......

누가 저에게 써준 싯귀처럼 가장 무서운건....... 갑자기 찾아오는 이별이 아니라 정해진 이별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오늘따라 새삼 새롭게 느겨지네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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