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 화

2010년 11월 세나뚜스 지도신부님 훈화

인쇄

세나뚜스 [senatushp] 쪽지 캡슐

2010-12-22 ㅣ No.130

겸손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야하는 레지오 마리애의 미래

                                                                          민병덕(비오) 지도신부

 

찬미 예수님! 어제부터 오늘까지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 상임 위원회를 다녀왔습니다. 그 동안 우리나라에는 외국으로부터 많은 평신도 운동 단체들이 들어 왔습니다. 그 중 꾸료실료, ME, 레지오 마리애 등은 우리나라의 중추적인 운동 단체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의 경우를 보면 2~30년 전에는 소공동체를 비롯하여 많은 사도직 단체들이 활발한 운동을 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유명무실해진 상황입니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사도직 단체들의 ‘교만’ 때문이 아닌가? 조심스레 이야기해 봅니다. ‘교만’의 반대말은 ‘겸손’입니다. ‘겸손’의 원어는 ‘먼지, 진흙, 땅’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땅이란 쓰레기, 오물 등 모든 것을 받아드려 꽃을 피우고 생명이 움터나게 하는 곳입니다. 세상 모든 것을 받아드리는 것이 ‘겸손’이며 받아드리지 않는 것이 곧 ‘교만’입니다.

2021년 레지오 마리애 100주년을 꿈꾸면서 각 Pr.들이 ‘어떤 일을 했으면 좋겠다.’하는 계획을 세우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고, 그것이 가능하도록 Cu.가 도와주고 Cu.를 Co.이, Co.을 Re.가, Re.를 Se.가, Se.를 Con.이 도와주는 것이 ‘보조성의 원리’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레지오 마리애는 Pr.이 없이는 유명무실한 단체입니다. Pr.들의 협의체가 Cu.입니다. Co.은 Cu.들의 협의체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Pr.만이 실제적인 레지오 마리애이며 존재의 근본인 Pr.이 활성화 되지 않으면 레지오 마리애가 활성화 되지 않습니다.

우리 Pr.이 갖고 있는 가장 어려움 점이 무엇인가? 생각해보면 Pr.들이 활력을 잃어 버렸다는 것이 가장 큰 현상으로 보입니다. 이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현재 Pr.들이 “할 일이 없다, 해도 재미가 없다, 해도 남이 알아주지 않는다, 본인들도 하면서 억지로 한다.”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표현의 이유는 우리 레지오 마리애가 10~20년 전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Se.가 분리되면서 1984년도에 서울 Se.가 5개년 계획을 세우면서 200만 신자에 20만 단원을 목표로 세워 열절한 노력과 성모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목표를 이루어냈습니다. 1984년도 200주년 행사를 하면서 300만 신자에 30만 단원을 목표로 한 것이 1991년에 이루어 졌습니다. 나아가 2008년 말에 500만 신자에 50만이 넘는 단원 현황입니다. 그런데 “왜 Pr.이 활력이 없다고 할까?”를 자문해본다면 아마 그때 너무 잘나가서, 자신의 처지에 맞지 않는 삶을 살고 있어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잘나가던 과거를 회상하며 살아가기보다 이제 레지오 마리애는 우리 자신에 맞는 삶을 살아나가야 하겠습니다. 한국 레지오 마리애가 뭔가 바뀌긴 바뀌어야하는데 아직은 잘 못 느끼는 것이 바로 우리 격에 맞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 탓인지 모르겠지만 10년 전보다 지금이 낫다고 말하기 어려운 심정에 10년 뒤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도 갖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10년 뒤의 우리 레지오 마리애의 비젼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성모님을 묵상해 봅니다. 천사가 나타나 수태고지를 예언하였을 때 천사에게 “어찌 그런 일이 일어나겠습니까?”를 되물을 수 있고, 순명하신 것은 성모님께서 “나의 미래에 대해서는 하느님께서 배려하신다.”는 자신의 삶에 확고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며 성모님께서 자신의 담대함도 있지만 하느님의 뜻을 바라볼 때 자기 만에 머물지 않고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여유가 있었다고 묵상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신자 수가 100만 명에서 500만 명으로 증가된 게 30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지난 번 ‘아시아 평신도 대회’ 때 모인 모든 나라의 대표들이 우리나라의 이런 현상을 보고 ‘기적’이라는 말로 표현하였습니다. 아직도 아시아의 52개국 중 30여개의 나라가 종교탄압으로 박해를 받는 나라이며 지금 이 순간에도 목숨을 건 신앙생활을 하고 있고, 종교의 자유는 있지만 선교의 자유가 없는 나라도 있습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너무 복에 겨운 것이 아닌가? 너무 여유로운 상황이 아닌가? 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소중한 것을 소홀히 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앞으로 10년 후의 레지오 마리애는 두 가지는 분명해지리라 봅니다. 첫째는 인간 수명의 연장으로 고령단원이 많아질 것입니다. 둘째는 청, 소년 단원들이 줄어들 것입니다. 조금 전 서서울 Re.의 종합 보고를 받으면서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만 우리는 이제 이런 두 현상을 겸손하게 받아 드려야 하겠으며 레지오 마리애가 성모님의 군대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뜻 깊은 묵상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 하나는 과거를 돌아보고 실수하지 않는 것이며, 또 하나는 10년 뒤의 우리 모습에 대한 아이디어와 이상이 있어야 합니다. 교만해서 축소되고 없어진 단체들을 교훈삼아 겸손 되게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드는 행동과 생활을 하여야 하겠습니다.

사람들은 어려울 때일수록 뭉치기 쉽고 정신을 차리게 됩니다. 우리 레지오 마리애가 가지고 있는 어려움들은 또 다른 발전을 위한 단계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이 바로 비젼, 전망이 아닌가하며 여러분들께서 항상 서로 격려하고 칭찬하고 감사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 각 Pr.이 가지고 있는 현실을 바라보고 개선하기 위한 올바른 출발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늘 대림절을 시작하면서 오시는 그 분께서 우리에게 진정한 빛으로 와 주시고 우리를 위로해 주시기를, 격려해 주시기를, 사랑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한 해를 시작합시다. 감사합니다.



230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