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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와 만화방아가씨의 사랑-제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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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숙 [hope2] 쪽지 캡슐

2000-01-21 ㅣ No.205

+  주님의 평화~!

 

엄청 춥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구요.

본당 신부님 건강을 위해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교우분들의 사랑을 힘입어 살아가시는 신부님~!

빨랑 건강해 지시길...!

오늘부터 묵주기도 한꾸러미씩---! ( _ _ ) ( ^ _^ ) 감사!

 

~~! 기다리시던

백수와 만화방아가씨의 사랑이야기 - 2탄입니다

 

<백수>

오늘 컵라면 하나 사가지고 만화방에 갔다. 어짜피 백수라고 알려진것.

더 이상 쪽팔릴것두 없다. 그녀가 오늘따라 화사하다.

용기를 내어 "아..아.. ..아줌마 뜨거운 물좀주세요.."라고 말했다..

으이그... 아가씨라고 말했어야 했는데..

그녀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며 물을 부어주다.

근데 라면 맛이 이상하다. 상한거 같다. 이상한 고기 비린맛이 났다.

아까왔지만 화장실에 부어버렸다.

 

<만화방아가씨>

그가 컵라면을 가지고 만화방에 왔다. 라면개시하라는 무언의 시위같다.

그가 또 아줌마라 그랬다.

엄청 얄미웠지만 그때 도와준일도 있고해서 인심을 써 육수를 부어주었다.

근데 녀석이 라면을 먹다말고 화장실로 간다.

먹으면서도 쌀수가 있다니 부러운 놈이다.

 

<백수>

오늘 만화방에서 더럽게 생긴 두녀석을 보았다.

한녀석은 노란추리닝에 피시에스를 낀놈이고 한녀석은 짝이 안맞는 딸딸이를 신고 있었다.

저녀석들 부모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그녀는 고혹한 모습으로 계산대에 앉아 졸고있다. 사랑스럽다.

 

<만화방아가씨>

백수 그 녀석 말고 눈에 띠는 녀석이 둘이들어왔다. 내가 만화방 차린게 후회된다.

저것들도 단골이될까봐 두려운 생각마저 든다.

노란 추리닝녀석이 나보고 아줌마라 그랬다. 딸딸이녀석은 라면을 시켰다. 죽고싶다.

계산하고 나갈때 딸딸이 녀석이 동전을 한움큼 내놓고 갔다.

애들 콧물이 묻어 있는거 같은 느낌이 왔다.

추리닝녀석은 피시에스를 꺼내더니..

" 내가 말이야 만화방으로 자리를 옮겼어.."라는 이상한 말을 지껄이더니

마지막에 "아줌마 이거 피시에스에요"라는 말을 던지고 나갔다. 왠지 지구인이 아닌거 같았다.

백수그녀석이 오늘따라 멋있게 느껴지는건 왜일까?

 

<딸딸이(특별출연)>

만화방 여주인이 이뻤다. 이 백수친구만 안데리고 왔어도 여기를 단골로 다닐텐데..

저 녀석땜에 쪽을다팔았다. 짝재기 딸딸이도 왠지 맘에 걸린다.

라면을 시켰는데 주인 아가씨가 아무 반응이 없다.

아마 이녀석이 아줌마라 불러서 화가 났나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이라곤 짤짤이해서 딴 동전들 뿐이다. 나갈때 좀 쪽팔리겠다.

 

<노란 추리닝(특별출연)>

졸라 야한 만화책이 많다. 재밌다.

주인 아줌마한테 피시에스 자랑이 하고 싶다. 나갈때 자랑하고 나가야쥐..

 

<백수>

오늘 만화방에서 짜장면을 시켜먹었다.

계산하려고 나왔는데 마침 그녀가 누구와 전화를 하고 있었다.

무슨 재밌는 이야기를 나누나 부다. 계속 웃는다.

날보는 눈짓이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하는것 같다. 오래 해도 돼요..

이렇게 가까이서, 이렇게 오랫동안 그녀얼굴을 쳐다본적이 그전에 있었던가..? 행복하다.

 

<만화방아가씨 >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오늘 기분이 심난해서 오늘밤에 여기로 온다 그런다.

친구와 그렇게 전화를 하는데 그 백수녀석이 계산대에 왔다.

그의 얼굴을 보니 코위에 짜장이 엄청 묻어 있다. 저렇게 생긴것두 웃긴데 짜장까지.. 막 웃었다.

친구가 얘기하다 말고 왜 자꾸 웃느냐고 지랄을 했다. 뭐가

묻었는지 도 모른채 그는 행복한 표정이다.

 

<백수>

예전 만화방 주인일때는 만화방도 대신 봐주고 그랬다.

그런데 그녀는 내가 그렇게 줄기차게 다녔는데도 그런 부탁하나 안한다. 내가

의심스럽게 보였나? 하기야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백수한테 가게맡길 사람이 어디껏나..

 

<만화방아가씨>

내일은 내친구 결혼식이다. 삼촌이 요즘 바빠서 만화방을 못봐준다고 그랬다.

할수 없이 내일은 문을 닫아야하나... 그 백수녀석이 떠올랐다. 나쁜 녀석같지는 않다.

아니 착한거 같다. 그에게 내일 하루만 봐달라고 부탁을 해야 겠다.

 

<백수>

오늘 그녀가 내일 만화방 좀 봐달라고 했다. 기뻤다. 날

믿는다는 증거다. 이일을 계기로 그녀와 가까워졌으면 좋겠다. 오늘밤은 그녀

생각에 잠이 오질 않는다.

 

<만화방아가씨>

그가 아침일찍 왔다. 제 시간에 화장을 끝마쳤다.

그에게 열쇠와 오늘 신간 값 치를 3만원을 맡겼다.

그가 어디가느냐며 물었다. 날 아줌마로 아직 생각하고 있을까봐 선보러간다고 말했다.

내가 아줌마아닌게 그렇게 충격적이었나?

그가 씁슬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이제는 아줌마 소리는 안하겠지..

그가 내얼굴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화장이 잘못되었나..? 괜히 신경이 쓰인다.

 

<백수>

아침일찍 그녀의 만화방으로 달려갔다. 뽀얗게 화장한 그녀 모습이 아름다웠다.

용기를 내어 어디가냐고 물었다.

선보러 간다고 했다. 슬펐다. 미웠다.

밝히는 여자니 이번 달내로 시집을 가버 릴것 같은 불안감이 밀려왔다.

그렇게 생각하니 좀 진하다 싶게 화장한 그녀 얼굴이 꼭 헤픈 술집 여자같이 보였다.

 

<만화방아가씨 >

친구가 예쁜 드레스를 입고 사랑하는 남자와 행복하게 그 둘만의 인생길을 떠났다.

사랑하는 맘에서 꾸밈없이 나오는 행복한 웃음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수 없이 맑았고 아름다웠다.

그런 그 둘앞에 내자신이 초라해 보였다.

축하는 해 주었지만 왠지 내 마음 한 구석이 공허하다.

만화방으로 돌아왔다. 그백수가 내가 늘 앉아있던 자리에서 졸구 있었다.

내가 졸던 모습도 저러했을까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그가 날 쳐다봤다.

고마움에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녀석이 날 보더니 "오늘 선본 남자가 굉장히 맘에 들었나 보죠..?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네.."

대뜸 이렇게 말했다. 저 백수녀석은 좀 좋아질려 하면 꼭 먼저 초를 친다.

기분이 나빠서 다다음주에 시집갈 날을 잡았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가 한참 머뭇거리더니 "그럼..으..하여간 시집 잘가쇼.. 아줌마..!

그리고 오늘 번돈 8만 칠천 구백 구십원하구 아까 신간 값치루고 남은 삼천오백원 여기 서랍에 넣어 두었소.. " 그리구선 홱 나가 버렸다.

뭔가 급한 볼일이 있는걸까 아니면 내가 늦게와서 삐진걸까..?

오늘 만화방 봐준거에 대한 고마움은 다음에 해야겠다.

그 백수녀석 여전히 속 하나는 좁은거 같다.

 

<백수>

그녀가 선본다는게 분했다. 어떤 녀석이 만화책값으로 10원짜리 스무개를 냈다.

열받는데 석유를 붓는거 같았다.

그 중 한개를 냅다 그녀석한테 던졌다. 근데 이녀석이 쉽게 피해버렸다. 괜히 10원만 잃어 버렸다. 그녀 방을 살며시 열어 보았다. 깨끗하게 정돈된 자그마한 방이었다.

야릇한 느낌이 들었다. 하루종일 그녀가 X나게 맘에 안드는 놈이 선보는 자리에 나오라 기도했다.

근데 뭐가 기분이 좋은지 그녀가 웃는 얼굴로 나타났다. 절망의 벽을 느꼈다.

열받으니 말이 술술 나왔다.

흑흑.. 그녀가 다다음주에 시집을 간댄다. 나는 어떡하라고 ..

눈물이 앞을 가려 정신없이 뛰쳐 나왔다.

내마음을 몰라주는 그녀가 너무 야속했다.

 

<만화방아가씨>

아침에 만화방 청소하다가 십원짜리 하나를 주웠다.

오늘따라 왠지 그가 기다려진다. 만화방 봐준거 뭘로 보답할까 고민이다. 돈으로 보답할까?

너무 정이 없어 보인다.

곰곰히 생각하다 영화본 지도 오래되고 해서 그 녀석하구 영화나 보러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에게 전화를 해 이번주 토요일저녁에 요즘 인기 최고인 영화 표두장 예매해달라고 부탁했다.

그가 이영화 싫어하면 어떡하나 걱정이 된다.

 

<백수>

오늘로 대기발령 육개월째고 집에서 놀기 시작한지 구개월째다.

여전히 내일기장엔 그녀이름이 꼬박꼬박 적히고 있다.

오늘 놀이터 벤취에 앉아서 담배연기로 그녀 얼굴을 그려보았다.

선본 남자는 어떤 놈일까 생각해 보았다. 백수는 아니겠지..

그녀가 보고싶지만 나두 존심있는 남자다.

그래서 만화방에 가지 않았다. 며칠 밤을 그녀가 보고싶어 꺼이 꺼이 울었다.

엄마가 취직이 안되어 우는가하고 기운내라며 곰탕을 끓여 주셨다.

곰탕을 먹을때마다 어머니께는 죄송한 마음이 든다.

며칠째 만화방을 멀리서 쳐다만 보고 돌아왔다.

그녀는 지금 무얼하고 있을까? 벽에 붙은 영화포스트가 눈에 들어왔다.

지금 인기최고인 영화다. 재밌을거 같다.

불현듯 이번 주말에 그 선본놈하고 그녀가 이 영화를 보러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배아프고 슬펐다.

 

<만화방아가씨>

백수녀석이 며칠째 안보인다. 오늘로 오일째다.

만화방 보아준거 사례로 주말에 같이 영화 볼려고 예매한 티켓을 보니 마음이 조마조마해진다.

녀석이 내일도 안오면 어떡하나.. 혹시 이사를 간게 아닐까?

취직이 되어 바쁜거 아닌가?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백수>

저녁 무렵에 또 만화방을 멀리서 쳐다보았다. 문이 닫혀 있었다.

정말로 그녀석하고 영화를 보러 간걸까? 진짜 야속한 여자다.

내가 이렇게 가슴아파 하고 있는걸 알까?

 

<만화방아가씨>

오늘도 그 녀석이 나타나지 않았다. 조금 슬프다.

영화티켓을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

마음도 심난한데 이 영화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티켓 예매해 준 친구를 불러 같이 보았다. 진한 감동의 여운을 주는 영화였다.

근데 자꾸 이 영화 주인공 얼굴과 그 녀석 얼굴이 교차되어 들어온다.

그냥 피식 웃고만 말았다.

 

<백수>

삼일째 만화방 문이 닫혀 있다. 결혼식 준비하느라 바쁜가 보다.

야속한 여자야 그래 잘살아라.

하기야 백수인 나를 그녀가 관심이나 두었겠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어머니한테 나두 장가가게 선좀 주선해달라고 부탁했다.

돈도 못 버는게 무슨 장가를 가겠다고 하며 재떨이를 던지셨다.

피할수도 있었지만 맞았다. 아팠다. 그리구 슬펐다.

 

<만화방아가씨>

저녁부터 머리가 아프고 몸이 떨렸다.

몸살이 온 거 같다. 다음날 아침에는 일어나지도 못할 만큼 몸이 말을 안 들었다.

홀로 열이나는 머리를 식힐려고 수건에 물을 적셔왔다.

힘들고 서글펐다. 그 다음날은 더 아팠다.

약을 사 올려고 했지만 일어날 기운이 없다.

저녁에 조금 한기가 가셔서 죽을 쑤어 먹었다. 빨리 나아야 할텐데..

그 녀석이라도 있었으면 약사오라는 심부름이라도 시킬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밤에 도저히 못견디겠다 싶어 친구에게 전화를 해 도움을 청했다.

그녀의 도움으로 약도 사먹고 해서 아프기 시작한지 3일만에 나아지는 기미가 보였다.

이제 혼자서 아픈 몸을 돌볼 수 있겠다 싶어 친구를 집에 돌려보냈다.

4일째 여전히 몸이 별루 않좋았지만 그 백수녀석이 혹시 올까봐 만화방 문을 열었다.

그치만 그는 오지 않았다.

 

<백수>

그녀를 어떻게 잊을까 생각중이다.

결혼하면 제발 만화방 때려치우고 딴데로 이사를 갔으면 좋겠다.

그녀가 말한데로라면 오늘이 그녀의 결혼식날이다. 축하나 해줄까?

하지만 내가 무슨자격으로... 멀리서 만화방을 쳐다보았다.. 근데 만화방이 영업중이다.

아마 딴사람이 봐주고 있는 모양이다.

독한 여자다.. 생활력이 강하다고 봐야하나...? 에라 잘됐다.

이참에 못본 만화책이나 실컷 보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만화방 문을 열고 들어갔다.

 

<만화방아가씨>

드디어 그가 왔다. 깨재재한 모습으로.. 내가 그렇게 아팠는데 단골이라는 놈이..

내가 무얼했나 걱정도 되지 않았을까..?

무척 반가웠지만 최대한 원망하는 눈으로 째려봤다. 하지만 왜그랬을까.

아팠던거 때문일까. 눈물이 찔끔 나왔다.

 

<백수>

들어서자 마자 흠칫 놀랐다. 그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빗자루로 만화방 바닥을 쓸구 있었다. 왜 그녀가 여기 있지..? 결혼식 이 내일인가..?

그래도 오늘은 엄청 바쁠텐데.. 어제였나? 어제라면 신혼여행 을 갔어야지..

하여간 눈물이 날정도로 반가웠다. 그토록 그리워한 여인이었기에..

결혼식이 파토났나? 연기되었나.? 뭔가 분한 게 있는지 나를 째려봤다. 내가 뭘 어쨌다고..

만화방바닥에 먼지가 많았나보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히는걸 보았다.

눈을 불어주고 싶었지만.. 들고있는 빗자루가 맞으면 상당히 아플것 같은 무기로 보였다.

그래서 참았다. 아무말도 못하고 한참 있다가 용기를 내어 한마디했다.

"결혼식 연기됐어요? 아줌마.."

 

<만화방아가씨>

이자식이 여전히 아줌마라고 그런다. 결혼은 또 무슨말이냐..?

혹시 그때 내가 결혼한다고 말한걸 진짜로 믿은거 아냐? 진짜 바보다.

어떻게 선보고 그날 바로 날을 잡을수 있나.

이런바보녀석이 아직 존 재하다니.. 그러니 백수로 지내고 있지..

누가 결혼한다고 그랬냐며 엄청 쫑을 주었다.

 

<백수>

그녀가 결혼안한다고 했다. 너무 기뻤다. 껴안고 싶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가 빗자루를 들고있다.

내일부터 또 만화방에 줄기차게 나와야겠다.

너무 기쁜 나머지 "아줌마 내일봐요."하고 인사도 하고 나왔다.

 

<만화방아가씨>

그녀석이 끝까지 아줌마라고 놀리고 나갔다.

하지만 내일부터 그가 다시 나올것 같다.

 

<백수>

만화방 달력에 빨간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는 날짜가 있는 걸 보았다.

무슨 날일까? 아마 한달에 한번정도 그 삭막한 아저씨가 오는 그날인가보다.

무슨날인가 .......? (음흉한웃음) 조심해야겠다.

내가 그녀를 좋아하긴 해도 그녀의 성격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가스통 같은걸 안다.

그날 잘못걸리면 뭔가 날라올것 같은 으시함이 들었다.

 

<만화방아가씨>

며칠있으면 내 생일이다. 이젠 내생일날을 축하해줄 사람도 별루없다. 슬프다.

달력에다 동그 라미를 쳐놓고 나를 달래보았다.

혹 그백수가 이표를 보고 내생일인걸 생각할수 있을까?

괜한 기대는 하지말자. 그녀석은 인간의 탈을 쓴 바보다. 저길봐바.

가스통에 맞은것처럼 으시시대잖아..

 

<백수>

그녀를 보러 만화방으로 갔다.

오늘은 이름과 나이를 꼭 알아야 겠다.

"에..아줌마 ,,, 아줌마 노처녀 맞죠?" 얼떨결에 이렇게 말해버렸다..

 

<만화방아가씨> 이 백수녀석이 아줌마도 자라서 이제는 노처녀라고 놀린다.

열받아서 25살도 노처녀야?고 따졌다.

 

<백수>

25살? 생각보다 훨씬 어리네.. 그럼 나하고 3살차이니까..음.. 딱 좋네..

이렇게 생각하니 그녀가 더욱 사랑스러워 보인다.

 

<만화방아가씨>

그녀석이 내가 만으로 25살인걸 눈치챈것 같은 상한 표정을 짓고 있다.

27살이라고 말해버릴까..? 저녀석 이가 궁금했다.

그래서 "그쪽은 몇 살 먹은 백순데요?" 라고 했다..

 

<백수>

역시 그때 내가 백수라고 한걸 들었구나..

흑 28살이나 어가지고 백수라 그럴까봐 아줌마보다는 한 살 많아요라고 말했다. 잘했쥐..

 

<만화방아가씨>

뭐야 연하잖어.. ! 연하도 괜찮을까..?... 내가 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저녀석이 나하고 슨상관이라고... 다음에 기회봐서 말을 놓아야 겠다.

 

<백수>

만화방에 오늘은 좀 늦게 갔다. 안에는 그때 삭막하게 긴 아저씨가 있었다.

그래서 만화책만 뒤적이다. 그냥 집으로 갔다. 가다가 생각하니 오늘이 그날이다.

조심해야겠다. 그러고보니 내가 지금껏 그녀를 좋아만했지 뭐하나 준게 없다.

편지도 한번 안보냈으니.. 호주머니에는 만원짜리하나가 있다.

뭘사가지고 갈까..? 아무래도 먹는게 남 는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렸다. 순대 족발 통닭 닭똥집....비암..

아무리 떠올려도 그녀가 좋아할만한게 없다.

근처에 제과점이 있었다. 나도 모르게 저기 가면 뭔가 살수 있을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케익을 샀다. 졸라 비쌌다.

만원으론 거기있는 것중에 제일 작은거밖에 살수가 없었다.

그래도 포장을 해 놓으니 순대나 족발싸놓은거 보다는 있어보인다.

아직 그녀가 돌아오지 않았나보다. 아저씨가 꾸벅꾸벅 졸구 있다.

저자린 아마 졸리게 만드는 무슨 마법이 걸려있는거 같다.

그 아저씨한테 이 물건을 주며 어떤 멋있는 단골이 줬다라고만 말하라고 했다.

썩 나를 쳐다봤다. 왜 보셨을까..? 나도 의심이 갔다.

그래서 한마디 더했다. "이거 먹지 마요.."

그 아저씨가 왠지 그녈 안주고 먹어버릴것 같은 불안감이 자꾸 들었다.

그래도 오늘 뭔가 내 마음을 표시한 것 같아 기분이 괜찮았다.

 

<만화방아가씨>

오늘 내 생일이다.

아빠 엄마한테서 연락온거 말고는 아무도 내 생일을 기억하며 전화해준 사람이 없다.

초라한 느낌이 들었다. 오후에 친구를 만나 술이나 한잔하구 자축해야겠다.

그러던차에 삼촌 이 오셨다. 오늘 내생일이신걸 아셨나부다.

내가 만화방 봐줄테니 오늘 하루라도 맘껏 놀다 오라 그러신다.

겉모습과 달리 마음이 참 상냥하신 울 삼촌이시다.

같이 늙어가는 친구를 불러서 놀았다.

그냥 조용하게 제과점서 케익사서 파리하고 저녁무렵에 괜시리 그 때 그 영화 또봤다.

친구가 딴거 보자고 그랬는데 그냥 그영화가 보고싶었다.

만화방에 가니 삼촌이 뭘 준다.

좀 덜떨어지는 백수같은게 그냥 단골이라 준다 그러면서 놓고갔다는 것이다.

케익이다. 누굴까..? 혹시 그백술까..?

좀덜떨어지는 놈이라니.. 그런거 같다.

근데 그에겐 그럴만한 센스가 있을거라고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날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 나 오래 못살거 같다.

내 미모는 아무리 감출려고 해도 안되나 보다. 흑흑.. 미인박명.

그녀석이 주었을까... 감히 백수연하주제에..

근데 나 이거 그가 선물한 것이면 좋겠다.

 

<백수>

그녀 이름을 아직도 모르고 있다. 오늘은 과감히 만화책을 빌리자.

자연스럽게 내이름도 가르쳐 주고 기회를 봐서 그녀이름도 물어보아야겠다.

그 케익은 잘먹었을까..?

 

<만화방 아가씨>

그 녀석이 오늘 무슨 결의를 하고 온거 같다.

역시 그때 그 케익은 그가 준것이.. 무슨 고백이라도..?

근데......약간이나마 기대를 했던 내 자신이 한심스럽다.

들어올때 날 쳐다보지도 않고 만화책 몇권 을 뽑아와가지고 경색된 얼굴로 이거 빌려가겠습니다 라고 그랬다.

난 또... 좀 아쉽다. 그러고보니 오늘 처음 빌려가는거 같다.

이녀석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 절호의 찬스다.

나보다 한살 어린걸 알고 있는터라.. 버릇처럼 반말이 나왔다.

"이름이 뭐야? 주소하구 전화번호 불러봐요.."

 

<백수>

뭐야".. 지금 나한테 반말을 한건가?

한살정도 많은놈 한텐 자연스레 반말이 나온다..?

옛날에 잘나갔던 여자같다.

그래도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맘은 변함이 없다.

 

<만화방아가씨>

이름이 배준용이구 전화번호가.. 758-**** 흠..

심심하면 장난전화나 걸어봐야 겠다.

 

<백수>

우쒸.. 내 이름만 가르쳐주고, 그녀이름을 못 물어봤다.

만화책 안갖다 주면 울집에 전화가 오겠지.. 그때 기회를 잡자..

 

<만화방 아가씨>

그백수녀석이 또 며칠째 안나온다.

내가 그동안 장난전화쳤던걸 눈 치챈걸까?

빌려간 만화책을 잃어버렸나?

내일도 안나오면 만화책 가져오라고 전화를 해야겠다.

만화방안에 손님은 많은데 그녀석이 없으니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

근데 그 녀석 전화받는 태도는 고쳐야겠다.

나보고 사오정 귀파는 소리하지말고 썩 꺼져라고 그랬다. 나쁜놈..

 

<백수>

만화책을 사흘동안이나 안갖다주었는데도 그녀한테서 전화가 없다.

요 며칠동안 어떤 이상한년이 자꾸 장난전화를 했다.

동물원이냐? 사자한테 밥은 줬냐..?

심지어 아우웅 아우웅 별 개같은 소리까지 내었다.

그렇지만 난 좋은말로 타일러 이런짓 하지 말라고 했다.

내일도 전화가 안오 면 그냥 갖다줘야 겠다. 지금 그녀가 몹시 보고싶다.

 

<백수>

그녀가 오늘도 전화가 안올것 같다.

그래서 아침일찍 만화책을 들고 만화방으로 향했다. 설렌다.

오랜만에 그녀의 모습을 본다는 기대에 만화책을 들고 하늘을 날듯이 뛰어갔다.

 

<만화방아가씨>

오늘도 그녀석이 안 오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처럼 화장을 하고 아침 일찍 그녀석 집에 전화를 했다.

전화를 할려고 하던차에 그가 숨을 헐떡거리며 만화방으로 들이닥쳤다.

 

<백수>

뭘 들고 함부로 뛰어서는 안된다는 걸 새삼 느꼈다.

만화방 들오기도전에 탈진해 죽는줄 알았다.

만화방안에 손님이 아무도 없다.

화장을 하고 그녀가 어디에 전화를 하고 있다.

그새 딴놈하고 선본게 아닌가 싶다. 찌리릭 쳐다봤다.

 

<만화방아가씨>

숨을 헐떡거리며 못마땅한 듯 날 쳐다본다.

아무래도 내가 장난전화 한걸 이녀석이 눈치챈거 같다.

그런거 같다고 생각하니 난줄 알면서 도 그딴 소릴 나한테 했단말이야.? 기

분이 나빴다. 그래서 "그래 내가 사오정이다." 라고 말했다.

 

<백수>

갑자기 왠 사오정..? 그녀 이름이 오정이었나..?

내가 그녀 이름을 궁금해 하고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혹시 그녀도 나한테 관심이 있나..?

근데 이름이 너무 이상하다.

숨을 한번 들이마시고

"이름이 오정이었어요.? 여기 만화책 가져왔는데요.. 이름이 참 이쁘군요. 성도 특이하고.." 라고 내딴에는 엄청 길게 또박또박 말 했다. 나도 할 수 있다. 아자!

 

<만화방아가씨>

뭐야 이녀석 누가 오정이라고.. 내가 장난전화한거 모르는건가..?

그렇다고 내이름을 사오정이라고 믿어버리다니.

확실히 덜 떨어진 놈임에 틀림없다. 할수없다.

저 녀석 성격에 아줌마. 노처녀.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오정이라고 날 부를게 틀림없다. 성까지 붙여서 말이다.

그래서 "제 이름은 지윤이 에요. 권지윤. 누가 오정이라고 그랬어요.?....

하여간 준용씨 연체료 물어야겠네요.."말했다.

 

<백수>

야 단골한테 이럴수 있나.? 하루 늦은걸루 연체료라니..

이렇게 말하고 싶었지 만 참았다. 왜 난 그녀한테 그런말 할 용기가 없으니까...

아까 왜 사오정이라고 그랬을까.?

연체료 내고 나니 만화책 볼 돈이 없다. 할수 없이 그냥 집으로 왔다.

그녀 이름이 권지윤이랜다. 권지윤. 햐 이름한번 이쁘다.

그리구 그녀가 오늘 내이름을 불러주었다.

내 마음은 그녀가 그려져 있는 아침하늘을 날고 있었다.

 

<만화방아가씨>

괜히 연체료를 물었나..? 바보같은 자식그렇다고 삐져서 집에 가버 리다니. 화장까지 했는데...

한살이라도 많은 내가 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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