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동성당 게시판

돌멩이 하나

인쇄

김영욱 [blasius] 쪽지 캡슐

2000-01-12 ㅣ No.258

돌멩이 하나

             ---김남주

 

하늘과 땅 사이에 바람 한점 없고 답답하여라

숨이 막히고 가슴이 미어지던 날

친구와 나 제방을 걸으며 돌멩이 하나 되자고 했다

강물 위헤 파문 하나 자그맣게 내고

이내 가라앉고 말 그런 돌멩이 하나

 

날 저물어 캄캄한 밤

친구와 나 밤길을 걸으며 불씨 하나 되자고 했다

풀밭에서 개똥벌레쯤으로나 깜박이다가

새날이 오면 금세 사라지고 말 그런 불씨 하나

 

그 때 나 묻지 않았다 친구에게

돌에 실릴 역사의 무게 그 얼마일 거냐고

그 때 나 묻지 않았다 친구에게

불이 밀어낼 어둠의 영역 그 얼마일 거냐고

죽음 하나 같이할 벗 하나 있음에

나 그것으로 자랑스러웠다

 



85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