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샘터

침묵하는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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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국 [skpaul] 쪽지 캡슐

2003-08-29 ㅣ No.347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입니다.

 

 

많은 말이 얼마나 사람을 탈진하게 하고

 

외롭게 하고 텅비게 합니까?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내 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습니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 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 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 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침묵하는 연습

 

 

비록 내 안에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에라도

 

해명도 변명조차도 하지 않고 무시해 버리며

 

묵묵하고 싶어집니다.

 

 

그럴 용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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