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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olic-COM]성당 4층의 화재를 통해 느낀점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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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jhjung] 쪽지 캡슐

1999-09-19 ㅣ No.1313

안녕하세요? 지난주에 우리 본당에 닫친 화재에 대해 느낀 점을 몇 자 적으려 합니다. 견진 교리를 받으려 금요일 저녁에 성당에 도착하니, 소방 호수가 계단에 드러나 있고 탄 내가 심상치 않았는데, 정오에 4층 보좌 신부님 집무실에서 불이 났다고 하더군요. 현장에 가보니 평소에 보던 우리의 가톨릭-컴의 보금터가 자취를 감추었더군요. 저에 대해 잠깐 소개하겠습니다. 전 93년도부터 중고등부 주일학교 교사를 시작했고, 중간에 군대에 다녀 온 뒤 복학하면서 다시 시작한 교사가 저의 성당생활이랍니다. 가끔씩 주말에 친구들과 만나 회포도 풀고 주중에 못했던 일을 주말에 하고 싶은 적이 한두번 있었던게 아니랍니다. 때로 힘들어 지쳐서 주일 오후에 수원에 있는 학교에 도착했을 때, 피로로 낙 다운이 된 자신이지만, 주님의 사업에 작은 부분을 담당하고 당신의 사랑을 학생들에게 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전 행복했답니다. 물론 저와 더불어 초등부, 중고등부 선생님들은 모두 거의 같게 느낀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에 교사로 불러주셔서, 삶의 기쁨과 보람을 느끼게 한 교사이기에 , 보잘 것없는 저에게 막중한 교육을 맡기시는하느님께 늘 감사한답니다. 요즘에는 저의 생활을 찾아서 교사를 내년에 그만둘까하고 생각했답니다. 올 한해를 비추어 보면, 내년에는 더 바쁘고 힘들어 할 자신을 생각하니 더욱 마음 결심이 단호해졌지요. 한주간 잠이 잘 오지 않더군요. 교사가 저의 소명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지요. 그러던 찰라에 성당의 화재를 보고 깨닫은 바가 있었습니다. 하느님께 모든 것을 바치고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려고 한 것보다 저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려고 한 어리석음말입니다. 성서에도 나와 있듯이 부자가 재물을 창고에 모아두고 자신의 영혼에게 행복해하라고 하지만, 하느님은 이 부자의 어리석음을 우리에게 보여 주시지요. 그렇습니다. 이 세상의 들과 꽃들에게 그리고 짐승들에게 먹고 마실 것을 주시는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를 진정 사랑하신다는 것을 잠깐동안 잊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을 우리가 아무리 계획한단고 하더라도 하느님께서 도와주시지 않는 다면 무용지물인 것을 느꼈지요. 한 순간의 불길로 재가 되는 것에 우리의 마음을 묶어 두고 있는지 모두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해서 이글을 올립니다. 이번주는 추석이 있는 주간이네요^^ 좋은 명절되시길... 그리고 고향가시는 분들은 조심이 다녀 오세요. 그럼, 이만 물러 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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