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의 청년활동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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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원 [pious] 쪽지 캡슐

1999-11-16 ㅣ No.827

본당의 청년활동 2탄입니다.

지난번에 본당의 청년들에 대한 개괄적인 상황을 간략하게 말씀드렸습니다. 뭐 그렇게 전망이 밝지는 않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고, 청년들을 담당하고 있는 보좌신부로서 답답한 마음이 드는 것을 이해할 수 있으셨다면 더욱 좋은 일이고 그렇습니다.

문제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본당이 있는 이유는 지역적으로 모여 있는 사람들 즉 본당신자들에게 신앙적인 도움을 주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청년들의 경우 그 사회적 특성상 신앙에 그렇게 관심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왜 관심이 없는지는 여기서 상세히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말 다 그런가? 하는 문제는 생깁니다. 청년들은 인생의 여러문제들에 대한 답변을 찾고 있습니다. 아닌 경우도 많고, 표피적인 재미에 흘러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도 많지만요.

인생의 의미,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뭘해야 하는지 등등을 고민합니다. 그러면서 또 한가지 재미를 추구합니다. 더 재미있는 일들이 끊임없이 생기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그 재미를 찾아 움직입니다.

그렇다면 본당의 청년사목방향은 청년들에게 어지러운 세상에서 신앙이 갖고 있는 의미와 하느님의 함게하심을 전하면서도 재미있어야 합니다. 약20년 후 40대가 된 지금의 청년들은 어떤 의미에서 교회의 모습을 좌우하는 사람들이 될 것입니다. 지금 신앙을 버리는 청년들 중 상당수는 그때에도 생활의 무게에 눌려 신앙을 찾을 생각을 못할 것입니다. 그것은 그들만의 비극이 아니라 지금 모든 기성세대의 태만에서 비롯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나만 잘살면 된다는 생각은 이제 통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나만 잘살면 남들이 어때도 별상관이 없는 사회에 살지 않습니다. 몇몇 사람들의 잘못이 전국민을 고통에 몰아넣기도 하고(IMF구제금융사태가 대표적일듯), 몇몇의 잘못된 이윤추구가 어린 생명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기도 하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청년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을까? 어떤 재미를 주어야 하는가? 신부가 TV개그맨들처럼 난리를 쳐야 하는가? 물론 아니지요. 청년들에게 주어야 하는 재미는 함께 하는 재미여야 합니다. 공동체를 통해 느끼는 행복과 즐거움을 경험하게 해야 합니다. 가톨릭 영성은 공동체 영성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공동체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공동체를 통해 하느님께 다가간다고도 할 수 있지요. 하지만 현대의 많은 사람들은 함께 하는 것에서 부담감을 갖습니다. 혼자있는게 훨씬 편하다고들 하지요. 하지만 저는 확신합니다. 혼자만이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있지만 그것은 인간을 온전하게 완성하지 못하고, 함께하는 즐거움을 가질 때만이 좀더 온전하게 완성되는 것이라고요.

그럼 어떻게 공동체정신을 아니 함께 모여서 즐겁고, 서로를 더 배려하는 청년들이 될 수 있으며, 본당은 어떤 사목적인 배려를 해야하고, 기성세대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가?

다음에 또 올리지요. 너무 길어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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