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시간의 신 [크로노스]

인쇄

이은정 [skyangel] 쪽지 캡슐

2004-06-07 ㅣ No.4623

..

Chronos, GÜNTHER, Franz Ignaz, 1765-70, Limewood, white painted, height 52 cm, Bayerisches Nationalmuseum, Munich


그리스•로마 신화에는 시간의 신인 크로노스(Chronos)가 나옵니다.

크로노스는 아버지 우라누스(Uranus)를 제거하고 천상의 왕에 오른 후

그 왕위를 보전하기 위해 자식들마저 삼켜버린 비정한 아버지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제우스도 크로노스가 낳은 자식입니다.

그의 모습은 다음과 같이 묘사되고 있습니다.

달려가는 젊은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발에는 날개가 달려 있고 오른손에는 날카로운 칼이 들려 있으며,

이마에는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이 늘어뜨려져 있고, 뒷머리는 민숭민숭합니다.

그의 모습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시간에 대한 인식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시간은 쉼 없이 달려야 하니 발에 날개가 달려 있고,

시간은 창 끝보다 날카롭기에 오른손에 칼이 들려 있고,

시간은 만나는 사람이 잡을 수 있도록 앞이마에 머리칼이 늘어뜨려져 있으나,

지난 후에는 누구도 잡을 수 없도록 뒷머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과연 시간이란 무엇일까요?

예부터 수많은 동서양의 철학자들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애써왔습니다.

하지만 “질문하지 않고 있을 땐 잘 알고 있다고 느끼지만

질문하는 순간 오리무중에 빠지게 되는 것”이 시간이라고 말합니다.

중요한 건 시간은 곧 기회이지만 한번 놓친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시간에 대한 성찰이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시간의 다양한 측면에 따라

이를 주관하는 신을 각각 두었습니다.

절대적이며 수량화가 가능한 시간을 주관하는 크로노스(Chronos)와

휠씬 다채롭고 파악하기 어려운

질적인 시간을 주관하는 카이로스(Kairos)라는 신입니다.

전자는 일상적이며 안정과 지속을 상징한다면,

후자는 축제와 같은 비일상적이며 기회와 변화, 행복과 불행 등을 상징하고,

또한 인간의 의지에 의해 정의되기도 하는 시간 개념입니다.



692 5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