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게시판

삶의 마지막 순간이 아름다운 분(주치의들이 전하는 추기경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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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건 [kbk0120] 쪽지 캡슐

2009-03-02 ㅣ No.1102

[평화신문,  2009.02.27, 서영호 기자 ]

김수환 추기경 주치의 김영균(프란치스코,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자신도 모르게
추기경이 입원해 있던 6층 병동 쪽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음을 느꼈다.
김교수는 2월 18일 오전부터 외래환자 진료를 시작하며 또 다시 바쁜 일상을 시작했지만 주치의로서
김추기경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여전히 기억에 생생하다.

김추기경의 선종 순간을 지켜본 김교수는 다시 떠올리기 괴로운 듯 "이렇게 허전할 수가 없다"고 고백했다.
수많은 환자들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진료해 온 김 교수지만 김수환 추기경은 여러모로 특별한 환자였다.
환자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의사의 아픔 또한 큰 고통.

김교수는 "죽음을 의연하게 맞을 준비가 된 분이라 그런지 삶의 마지막 순간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 말했다. 또 "추기경님은  '힘들지 않다, 준비가 되었다' 고 말씀하시며 선종 순간까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평온한 모습으로 세상을 떠나셨다
"고 덧붙였다.

정인식(루카,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추기경님은 생명의 존엄성을 항상 강조 하시면서 무의미한
생명연장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셨다"고 설명했다.
또 "병원에 입원한 뒤에도 '노환은 진단명이 아니지 않느냐? 내게 오래 입원할 진단명 하나 붙여 달라"고
농담을 건넬 만큼 의연하게 투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2년여 전부터 입ㆍ퇴원을 반복하다 지난해 9월 11일 마지막으로 입원한 김추기경.
5개월 동안 수차례 생사의 고비를 겪으면서도 추기경은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다.
김영균 교수는 "때때로 가래가 많이 생기면서 호흡 곤란을 일으켰는데 가래를 뽑아내는 것을 고통스러워 해
손사래를 치면서도 치료후에는 항상 '고맙습니다'는 말을 잊지 않으셨던 따뜻한 분"이라고 기억을 떠올렸다.
김추기경을 진료,간호했던 병원장,의사,간호사들이 한결같이 "추기경님을 모셔 큰 영광이었다"는 소감을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김추기경의 입관예절이 거행된 19일 오후 5시. 그 시각, 추기경 주치의 한 명이 세례를 받았다.
가톨릭대학교 강남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이강우 교수. 이교수는 '도미니코'라는 세례명을 받고 하느님의
자녀가 됐다.
"가톨릭대 병원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천주교 신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는 이교수는
"그분 인품과 인간적 면모에 감화를 받아 자연스럽게 가톨릭 신앙을 받아들이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 교수는 "이미 예정돼 있던 세례일시와 입관예절 시각이 우연히 겹쳤던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신앙의 씨앗을 심어주신 추기경님과 인연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균교수도 "2000년 세례를 받은 후 차일피일 미뤄오던 견진성사를 꼭 받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고
말했다.

주천기(강남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김추기경의 각막기증과 관련, "고령인데다 2001년 양안 백내장 수술을
받으셔서 추기경님 뜻을 따르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많았으나 적출한 안구를 검사한 결과 이식하기
양호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김수환 추기경 진료를 담당했던 주치의들
<사진 왼쪽부터 안과 주천기 교수, 외과 이명덕 교수, 소화기내과 정인식 교수,
비뇨기과 황태곤 교수(병원장), 류마티스내과 김호연 교수 >
 

호흡기내과 김영균 교수

 

김수환 추기경님을 치료하신 주치의선생님 여러분!  수고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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