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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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7-09-07 ㅣ No.3363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9/7

 

신학생 시절에 매일 미사를 드리고 저녁에 하루 양심성찰도 하고 끝기도까지 하고 자는데 매일 아침 미사에, “…… 과연 생각과 말과 행위로 많은 죄를 지었나이다.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라고 고백의 기도를 바치면서, ‘내가 무슨 그렇게 많은 죄를 지었기에 매일 아침 죄를 고백하고 뉘우쳐야 하나?’ 하는 어설픈 생각이 든 적이 있었습니다. 죄를 뉘우치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겠지만 우리는 비단 주님 앞에 선 우리의 모습과 자세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베드로와 동료들은 그야 말로 갈릴리 호수의 겐네사렛 호숫가의 고기잡이 달인입니다. 그런데도 그날은 밤새 이리 저리 포인트를 바꿔가며 이렇게 저렇게 수고를 다했지만 유난히 한 마리도 못 잡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나타나시어 배를 가운데 대게 하시고 군중들에게 말씀을 하신 후에 베드로에게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루카 5,4) 라고 명하십니다. 베드로는 내가 이 지방 달인인데 나도 한 마리 못잡은 날 저기 가서 고기를 잡으라고?’ 하고 속으로 불평불만을 털어놓았는지 모릅니다. 그러면서도 정작 그 날은 한 마리도 못 잡아서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듯이 예수님이 하신 말씀대로 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또는 예수님이 잡으라고 한 그곳이 마지막까지 한 번 더 해보았으면 했던 곳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베드로는 나가서 고기를 잡습니다. 그런데 정작 예기치 못했던 대로 심지어는 동료들이 와서 도와주어야 할 정도로 배가 가라앉을 정도로 많은 고기를 잡고 돌아옵니다.

그렇게 많은 고기를 잡고 돌아온 베드로가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합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8) 베드로의 이 고백은 자신이 지은 죄가 많으니 정말로 자기에게 벌을 주고 자기에게서 떠나 달라는 청원이라기보다는, 거룩하고 엄위하신 주님이 일으키신 경이로운 일 앞에 겸손되이 엎드려 자신을 받아달라는 마음속의 외적인 역설적 표현이라고 봅니다. 이젠 스승님이 아니라 주님으로 모실만 한 분 앞에 엎드려, 마음속으로는 간절히 주님을 붙잡고 모시고 싶지만 자신은 감히 그에 비할 대가 없으니 자신을 불쌍히 여기시어 자비를 베풀어 달라는 적극적인 표현으로 보입니다.

예수님은 이런 베드로에게 말합니다. ‘그래, 이 오만불손한 놈아! 이제 내게서 떠나 벌을 받아라.’고 하시지 않고,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10) 라고 명하십니다.

 

요즘 우리 주변에 재개발로 이사 가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예비신자로 모셔올 분조차 없습니다. 라고 말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사 가지 않으신 분들이나 내가 만나는 분들께 감히 내 삶의 모범으로는 주님을 증거 할 수 없지만, 주 예수님께서 내게 베풀어 주신 경이로운 삶의 축복을 기억하고 되새기며, 이미 우리가 안내하도록 주님께서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는 분들에게 가서 주님을 뵈올 수 있도록 주님께 인도하기로 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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