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파동성당 게시판

사순 제 4 주일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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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교윤 [chusimon] 쪽지 캡슐

2000-04-01 ㅣ No.448

 

 사순 제 4주일

 

 신앙생활에 관해 설문 조사를 해 보면, 신자들의 신앙 생활을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잘 모르겠다라고 답하고, 어떤 사람들은 엄하고 공정하고 두려운 분이라고 생각하며, 또 어떤 사람들은 하느님은 사랑이 많으신 분 자비로우신 분이라고 답합니다. 사실 신앙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자신이 믿고 있는 있는 하느님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갖고 있는가가 중요한데, 대개는 이것이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신앙임에도 불구하고, 잘 모른 채 하느님을 믿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혹 이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하느님께 벌받을까 무섭다. 이 말은 우리 마음에 하느님은 무섭고,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쓸어 버리는 그런 고집쟁이같은 느낌을 담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분들은 대개가, 하느님의 벌이 무서워 기도와 미사에 빠지지 않으려 합니다. 그런데 만약에 하느님이 이러하시다면, 하느님은 우리를 협박하시는 분이고, 일곱 난장이를 부리는 마귀할멈과 같은 모습입니다. 그러면 정말 하느님은 무섭고 엄하신 분인가? 그래서 유황과 불로 인류를 심판하시려고 애쓰는 분인가?   

 

 오늘 복음은 하느님은 그러한 분이 아님을, 예수님을 통해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예수님을 통해 알 수 있는 하느님은 한마디로 사랑이십니다.

  하느님께서 얼마나 사랑이신가하면, 당신의 소중한 외아들을 죽이시면서까지 인류를 사랑하신다는 것입니다. 매일 죄만 짓고 악만 일삼는 사람들과 어둠으로 가득찬 세상을 위해 당신의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외아들을 희생시키신다는 것은 우리가, 이 세상이 과연 그같은 자격이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그것이 얼마나 큰 사랑인가를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도대체 무엇때문에 하느님은 이토록 어리석은 일을 하시는가? 그것은 하느님께서 사랑이시기 때문이다라는 말외에 달리 답이 없습니다.

  

 성서에 보면, 인류의 죄는 인간에게 죽음을 가져왔습니다. 죽음은 모든 것을 허무로 돌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 인생을 허무하게 만들고, 우리의 꿈을 꺽어 버리는 것이 이 죽음의 힘입니다.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는 이 죽음의 형벌은 바로 인간 죄의 결과이고, 이처럼 죽음으로 인간은 지금 현재는 좋을 지 모르지만, 잠시 후면 사라져 버릴 그러한 한계안에 있는 비참함속에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이 비참함 가운데 두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그래서 당신이 가장 사랑하시는 외아들을 세상에 인간의 모습으로 보내 주시고, 세상에 오신 하느님의 아들은 인간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못박히십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은 자신의 희생과 자신의 수난을 통해 인류에게 구원과 생명의 길을 열어 주셨고, 우리는 바로 그분으로 말미암아 죄와 죽음의 비참함으로부터 벗어 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오늘 제 2독서에서 이렇게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그리고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말씀하십니다. "한없이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는 그 크신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셔서 잘못을 저지르고 죽었던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려주셨습니다.  여러분은 이렇듯 은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작품입니다. 곧 하느님께서 미리 마련하신대로 선한 생활을 하도록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창조하신 작품입니다.(에페2,10)"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는 참으로 하느님께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바로 나를 구원하시기 위해, 내가 겪는 모든 비참함에서 나를 건져 주시기 위해 당신의 외아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으셨습니다. 이같은 하느님의 큰 사랑을 느껴 보십시요.  우리가 감히 이러한 하느님의 사랑을 받을만한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사랑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그분을 생각해 보십시요. 이 사순절은 바로 하느님의 이같은 사랑을 느끼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사순절동안 이 사랑을 흠뻑 느끼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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