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작은터
당신만 모르시는 비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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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리야! 너희 회사는 뭐하는 곳이니? "
날씨가 잔뜩 흐린 탓에 발음도 정확하시지 않은 억양으로 아빠가 또 여쭤보신다.
도무지 뭐하는 곳인지 모르시겠다며..
말을 둘러댄다.
" 아빠! 제가 갈켜 드렸었잖아. 컴퓨터로 회원 관리하고, 워드 친다고 "
" 그래? 그래도 그게 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다. " 하신다.
이런 질문을 하시는 아빠에게, 이런 답변을 해야 하는 난 늘 거짓말쟁이로 슬프다.
그리고 잊으려 하는 그 친구가 조금은 원망스러워지려하고..
떳떳하게 말씀드리고 싶다.
" 아빠! 저 성당에서 사무원으로 교적, 세례, 견진, 혼인 자료 같으거 컴퓨터에
입력시키고, 정리해요. " 라고..
하지만, 늘 마음 뿐.
절대 말씀 드릴 순 없다.
많이 쇠약해버린 기억력! 좋지 않으신 건강!
이제와서 충격을 드릴 순 없다.
처음에 사실대로 말씀드렸더라면.. 사실대로.. 이렇게까지 내 자신이
미워지진 않았을 것을..
시간이 많이 많이 지나고, 흘러 아빠가 이 세상에 안 계시고, 편안히 쉬실 땐..
그 땐 더 많이 내 자신이 미워지겠지.. 거짓말한 죄 값에..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아 힘들게 말씀하시는 아빠!
죄송해요.
그리고 보이는 그대로의 미리를..
그대로..
그대로..
사랑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