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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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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옥 [yimariaogi] 쪽지 캡슐

2008-11-19 ㅣ No.8183

      순례자의 기도 - 이해인 저무는 11월에 한 장 낙엽이 바람에 업혀 가듯 그렇게 조용히 떠나가게 하소서 그 이름 사랑이신 주님 사랑하는 이에게도 더러는 잊혀지는 시간을 서러워하지 않는 마음을 주소서 길에서 만난 이들은 모두가 손님일 뿐 아무도 내 최후의 행방을 묻는 주인 될 수 없음을 알아듣게 하소서 그 이름 빛이신 주님 한 점 흰구름 하늘에 실려가듯 그렇게 조용히 당신을 향해 흘러가게 하소서 죽은 이를 땅에 묻고 와서도 노래할 수 있는 계절 차가운 두 손으로 촛불을 켜게 하소서 해 저문 가을 들녘에 말없이 누워 있는 볏단처럼 죽어서야 다시 사는 영원의 의미를 깨우치게 하소서 - 사계절의 기도 중에서 -

        - 이해인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굳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좋아 바람이 날 데려가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어 하고 싶은 모든 말들 아껴둘 때마다 씨앗으로 영그는 소리를 듣지 너무 작게 숨어 있다고 불완전한 것은 아니야 내게도 고운 이름이 있음을 사람들은 모르지만 서운하지 않아 기다리는 법을 노래하는 법을 오래 전부터 바람에게 배웠기에 기쁘게 살 뿐이야 푸름에 물든 삶이기에 잊혀지는 것은 두렵지 않아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 풀꽃의 노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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