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진 에스컬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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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원 [pious] 쪽지 캡슐

2000-02-26 ㅣ No.1152

4호선 노원역과 7호선 노원역은 정말 멉니다. 그래서 매번 시내 쪽으로 가려고 하면 참 힘이듭니다. 많이도 올라가야 하니까요. 어느날 일이 있어서 마들역에서 7호선을 타고 노원역에서 4호선으로 갈아타야 했습니다. 너무 시간이 촉박해서 막 뛰어갔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많아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것보다 그냥 계단으로 뛰어가는 것이 훨씬 빨랐습니다. 처음엔 계단으로 올라가다가 끝부분에 가면 계단이 없이 그냥 에스컬레이터만 있잖아요? 그런데 한 곳은 정상으로 운영되고, 한곳은 멈춰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급하니까 멈춰선 에스컬레이터를 막 뛰어서 올라갔습니다. 너무 힘이 들었지요. 그런데 에스컬레이터는 보통 계단보다 훨씬 계단간의 간격도 넓고, 높이도 높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올라가기가 무척 힘이 들었어요. 그런데 나는 막 뛰어가는데 에스컬레이터를 탄 다른 사람들은 느긋하게 걸어가는데도 저랑 속도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빠르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지치기도 했지만 원래 계단에서의 그 속도를 에스컬레이터에서는 높이가 맞지않아 낼수 없었기도 했지요. 참 열이 받더군요. 나는 뛰는데 저 사람들은 줄 잘서서 천천히 가면서도 나보다 빠르다는게......

 

요즘 낙천,낙선운동을 벌이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에스케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사람들을 끌어내리려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단지 고장나서 에스컬레이터를 못타고 뛰어가는 사람들에게 똑같은 기회를 주는 것이 낙천운동의 참뜻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선관위에서 그사람들을 고발한다고 하는데, 참 가슴이 아픕니다. 낙천될 사람들을 떨어뜨리는 일이 고장난 에스컬레이터를 고치는 일이라면 힘들더라도 고쳐야겠지요. 아니면 우리는 언제나 불공평한 세상속에서 억울해 할지도 모릅니다. 천주교에서도 낙천운동을 펼치기로 했다고 합니다. 최소한 거기에라도 관심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세상의 불공평함만 욕할 것이 아니라, 이제 고칠려고 노력하는 마음과 실천을 시작해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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