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빨치산 대장의 기도제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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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호 [cathol7] 쪽지 캡슐

1999-09-05 ㅣ No.487

서울대에서의 만남의 잔치 미사를 마치고 다시 연구실로 올라와서 쓰고 있던 논문과 저희 fiat기도회의 대학 복음화 계획을 손보느라 밤이 늦었습니다. 아마도 오늘밤도 연구실에서 그냥 보내야 될 것 같습니다.

 

미사 끝나고 문화관 대강당 로비에서 분배하고 남은 성체를 삼성산 성당으로 모시고 가려는데 추기경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찾아 뵌지가 벌써 2년이 되어가는데도 잊지 않고 빨치산 대장을 알아봐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세시간에 달하는 미사 때문에 추기경님게서 피곤하지는 않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미사에 참여한 모든 청년 신자들이 주님 안에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좋았지만 단순히 미사에서만이 아니라 평소의 삶안에서 생활안에서 저것이 다 이루어 져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또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실제 본당에서 청년활동하는 신자들은 별로 많지 않은데 만남의 잔치때 모이는 신자들은 도대체 어디서 저렇게 모이는 걸까하는 생각들이었습니다.  

 

만남의 잔치를 마치고 저희 fiat 기도회원들과 또 성서 모임 회원들과 식사를 같이 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또 지난 주 저희 fiat 모임에서 기도 마니또를 뽑아서 서로 기도 제목을 교환하기로 한 이야기도 했었는데 그 생각이 나서 그간 제목만 생각해 놓았던 기도들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추기경님께 감사인사겸 해서 보내드립니다.

 

추기경님 청년 특히 대학생들의 신앙인으로의 다시 태어남, 제자 훈련에 관심을 많이 가져 주십시오! 그리고 일선에 있는 청년들을 직접 만나 주십시오!

 

 

다음은 제 기도제목들입니다. 추기경님께서  한번 읽어만 주시면 제 영혼에 큰 유익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이광호 베네딕도의 기도제목>

 

☆ fiat로 부름 받은 모든 이들이 주님의 제자가 되도록  

 

비극적인 현실이지만 신앙을 외치는 가톨릭 청년 단체 어디를 보아도 청년들을 주님의 제자가 되도록 양육하고 키우는 것을 비전으로 내거는 단체를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fiat의 소명과 비전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체험은 있으나 그 이후의 주님의 제자가 되는 마땅한 훈련 과정이 없는 한국 교회에 우리 fiat에 불림 받은 형제 자매들의 소명은 명확합니다. 여러분들이 속해 있는 단체(fiat)를 대학에 세우라고 명하신 분이 설립자에게 주신 목숨보다도 더 소중한 사명입니다. 제자가 됩시다.

 

☆공동체 내에 연애 바람이 불지 않도록:

 

주님 섬기는 것을 배우는 과정 중 자기 자신 삶이 주님 안에서 온전히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성 교제를 하게 되면 상대방을 사랑하기보다는 좋아하거나 집착하게 되며 불필요한 시험과 시련을 당하게 될 수 있습니다.(고린토 7:25-40) 그리스도가 우리 안에 온전히 자리잡으실 때까지 우리를 위하는 마음을 잠시 접어 두는 것은 주님께서 기쁘게 받아 주실 큰 희생 제사입니다. 연애하지 않아도 적당한 때가 되면 주님께서 모든 것을 부족함 없이 다 채워 주십니다. 입으로는 야훼 이레 하느님을 고백하면서 우리가 그 실천적인 삶을 살아내지 못한다면 그 또한 주님을 슬프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가장 큰 바램은 우리의 개인적 소원을 채움 받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에 앞서서 (주님의 자녀 정도가 아니라) 제자로 새로 태어나야 하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채워 주심이 없으면 성소에 대해서 마음을 열고 주님께 여쭈어 보시기 바랍니다.^^

 

☆대학에서 매일 아침 미사가 봉헌되도록

 

 현재 우리가 소중하고 귀하게 봉헌하고 있는 매일 아침 묵상이 이번 학기 말이나 다음학기 초에는 대학에서의 매일 아침 미사로 발전해서 우리 신앙인들이 매일 거르지 않고 주님의 성체를 영할 수 있도록; 매일 미사는 죽음으로 가고 있는 영혼들에게 큰 유익이 됩니다.

 

☆이광호 베네딕도가 완전히 자기 자신을 버리고 기쁘게 십자가를 지고 대학 복음화를 위해서 자기 자신을 세속적인 욕망과 함께 십자가에 못박고 결국에는 대학에서 복음전하다 죽을 수 있도록 그래서 종국에는 아래의 사도 바울로의 말씀을 바울로와 같은 마음으로 고백할 수 있도록  

 

"나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달려 죽었습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 (갈라 2:19-20)

 

 베네딕도는 많은 청년 신자들이 합당한 십자가의 고난은 피하려 하면서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라고  그 앞절은 떼어 버린 채로 말하며 노래하는 것에 매우 많은 한탄을 하는 사람입니다. 이 한탄의 정도를 줄이기 위해서 모든 이의 모범이 되도록 제가 제 자신을 십자가에 못박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 순교자 성월을 맞이하여 이광호 베네딕도가 김대건 신부님의 삶을 되살리도록

 

 김대건 신부님은 26세의 나이에 자신의 생명을 주님께 바치셨습니다.

 이광호 베네딕도도 올해가 26세입니다. 베네딕도가 온전히 제자되는 마음으로 자신의 26세 이후의 삶은 자신의 삶이 아니고 김대건 신부님이 세상에 두고 가신 삶을 살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그리고 아직은 두려워서 베네딕도가 용감하게 기도하지 못하고 있는 기도 내용인 ’주님을 위해 죽는 것이 내 가장 큰 기쁨이며 가장 큰 소원이라고’ 고백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해달라고 기도해 주세요!

 

 저의 마니또시여 !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여기까지 기도한 후 여력이 된다면 제가 2학기 때 해야할 일인 다음 사항에 대해서도 ’은혜가 있기를’ 하고 기도해 주십시오!

 

 @ 책임맡고 있는 대학생 두 단체(fiat, 명동 다락방) 잘 섬기도록  

 @ 석사 논문 발표(10월 초) 준비 잘 하도록

 @ 2학기 대학원 박사 입시 준비 잘 하도록

  ( 영어 TEPS, 독일어, 전공 시험)

 @ 일이 많은 전자 사전 프로젝트 맡은 바 업무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 가정의 경제적인 필요

  (이번 학기는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지 못합니다. 가정의 수입원이 없습니다.)

 @ 부모님 건강(아버지 심장, 어머니 갑상선)

 

## 사랑하는 fiat 동지 여러분께!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대학원 박사 입시 떨어진 것을 위로합니다. 하지만 저는 대학원 입시에 여름에 실패한 것을 슬퍼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일로 인해서 제가 주님을 위해서 드릴 수 있는 시간이 적어졌다는 점과 후배들의 양육을 위해서 더 많은 시간을 내지 못하고 기도를 더 많이 하지 못함을 슬퍼할 뿐입니다. 하지만 고통스러운 시간 가운데 주님의 십자가를 나누어 질 수 있기 때문에 감사를 드립니다. 또 주님의 십자가를 함께 질 때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골고타에서 당신 아들의 위로자가 되어 주셨듯이 제게도 위로자와 전구자가 되어 주시기에 저는 두려울 것이 없고 복되신 동정녀와 함께 하는 고통이기에 감미롭기만 합니다.   

후배 여러분들! 저는 이번 학기에 제게 펼쳐진 어려운 삶 가운데서 주님의 십자가를 지고 자기 자신을 버리는 법을 배울 것입니다. 그러니 후배 여러분께 사도 바울로가 말씀하신 것과 동일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처럼 여러분도 나를 본받으십시오" (고린토전 11:1)

 

 저는 여러분 가운데 누구보다도 fiat 모임을 사랑하고 여러분 가운데 그 누구보다도 이 모임을 위해서 많은 기도를 했으며 많은 시간을 쏟아 부었으며 많은 고통을 받았고 적지 않은 눈물을 흘렸고 그 가운데 제가 가장 아끼던 복음화의 협력자를 말기 암으로 잃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단 한순간도 주님이 제게 주신 소명을 저버린 적인 없습니다. 바울로의 말씀대로 아무리 짓눌리고 찌부려져도 모든 희망을 주님께 두며 사는 법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여러분께 감히 저를 본받으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대학의 복음화를 위해서 평생을 헌신하려는 저를 본받으시기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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