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당동성당 게시판
<제7처>시몬, 예수를 도와 십자가를 지고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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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7 처 > 시몬, 예수를 도와 십자가를 지고 가다.
그리스도
내 힘이 다했다. 더이상 십자가를 혼자 감당할 수가 없다. 그래서 병사들이 시몬에게 나를 돕게 했다.
이 시몬은 너와 같다. 나의 분신아.
내게 너의 힘을 달라. 네가 다른 사람의 등에 얹힌 짐을 덜어줄 때마다 너는 바로 내 두 손으로 나를 짓누르는 저 십자가의 끕찍한 무게를 덜어주는 것이다.
사 람
주님, 깨닫게 해 주십시오.
제가 그릇을 닦을 때, 바닥에서 휴지를 한 장 주울 때, 하찮은 일로 어린이를 도울 때, 또는 길가나 가게에서 다른 사람에게 양보할 때, 굶주린 이들을 먹일 때, 헐벗은 이를 입힐 때, 못배운 이를 가르칠 때, 또는 어떤 식으로든 - 누구에게든 상관없이 - 도움을 줄 때마다 매 번-
나의 이름은 곧 그들에게 베푸는 친절이 실은 당신께 베푸는 것임을...
남에게 친절을 베푼다는 것... 쉬운 일 같지만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전에 제가 게시판에 올리자마자 삭제했던 글 중에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회피하는 것은 그 순간 하느님 뵙기를 의도적으로 꺼리는 것이라는... 읽으신 분 계신가요? (오호라! 주뎅이...)
언젠가 지하철에서 곤경에 처한 할머니 한 분을 뵌 적이 있었습니다. 계단을 오르 내리면서 그 많은 사람들 중 어느 누구도 그 할머니께 도움의 손길을 보내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저도 그 사람들 중 하나였습니다. 마음은 할머니를 도와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었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이 두려워 몸은 그 자리를 떠나고 있었습니다. 이미 그때는 제가 한 행동이 하느님 뵙기를 의도적으로 꺼리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제 마음은 너무나도 무거웠습니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용기도 없는 바보였습니다.
지금은 그때와는 달리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조금 알고, 용기도 많이 생겼습니다. 이젠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