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당동성당 게시판

<제7처>시몬, 예수를 도와 십자가를 지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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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경 [lucy3] 쪽지 캡슐

2000-03-23 ㅣ No.778

< 제 7 처 > 시몬, 예수를 도와 십자가를 지고 가다.

 

 

그리스도

 

내 힘이 다했다.

더이상 십자가를 혼자 감당할 수가 없다.

그래서 병사들이

시몬에게 나를 돕게 했다.

 

이 시몬은 너와 같다. 나의 분신아.

 

내게 너의 힘을 달라.

네가 다른 사람의 등에 얹힌 짐을 덜어줄 때마다

너는 바로 내 두 손으로

나를 짓누르는 저 십자가의 끕찍한 무게를

덜어주는 것이다.

 

 

사    람

 

주님, 깨닫게 해 주십시오.

 

제가 그릇을 닦을 때,

바닥에서 휴지를 한 장 주울 때,

하찮은 일로 어린이를 도울 때,

또는 길가나 가게에서 다른 사람에게 양보할 때,

굶주린 이들을 먹일 때,

헐벗은 이를 입힐 때,

못배운 이를 가르칠 때,

또는 어떤 식으로든 - 누구에게든 상관없이 -

도움을 줄 때마다

매 번-

 

나의 이름은

곧 그들에게 베푸는 친절이

실은 당신께 베푸는 것임을...

 

 

 

남에게 친절을 베푼다는 것... 쉬운 일 같지만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전에 제가 게시판에 올리자마자 삭제했던 글 중에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회피하는 것은 그 순간 하느님 뵙기를

의도적으로 꺼리는 것이라는... 읽으신 분 계신가요? (오호라! 주뎅이...)

 

언젠가 지하철에서 곤경에 처한 할머니 한 분을 뵌 적이 있었습니다.

계단을 오르 내리면서 그 많은 사람들 중 어느 누구도 그 할머니께 도움의

손길을 보내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저도 그 사람들 중 하나였습니다.

마음은 할머니를 도와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었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이 두려워 몸은 그 자리를 떠나고 있었습니다.

이미 그때는 제가 한 행동이 하느님 뵙기를 의도적으로 꺼리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제 마음은 너무나도 무거웠습니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용기도 없는 바보였습니다.

 

지금은 그때와는 달리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조금 알고, 용기도 많이

생겼습니다. 이젠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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