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교황 대(大)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어 추기경들은 나를, 주님의 포도원에 보잘 것 없고 미천한 일꾼으로 뽑았습니다"
로마 가톨릭교회 제265대 교황으로 추대된 요제프 라칭어 추기경(78.독일)은 19일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주님의 보잘 것 없는 일꾼'으로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수십만 군중과 전 세계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스티나성당 굴뚝에서 흰 연기가 솟아오르고 성 베드로 대성당의 종이 우렁차게 울린 뒤 호르게 아르투로 메디나 에스테베스 추기경이 '하베무스 파팜(교황을 선출했다)' 선언과 함께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낸 라칭어 추기경은 11억 가톨릭 인구를 이끌어 가게 될 사명을 성 베드로의 후계자로 일꾼을 자처했다.
라칭어 추기경은 또 환호하는 군중들에게 "나를 여러분의 기도에 맡긴다"고 말했다.
한때 독일 뮌헨대교구 교구장을 지낸 저명한 신학자로 지난 1981년부터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을 지낸 바티칸내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고위 성직자중 한 명.
베네딕토 16세로 전 세계 가톨릭교회를 사목하게 될 그는 이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신학적 보좌역을 20년 동안 도맡아 보수성향의 가톨릭 기조는 변함없을 전망이다.
젊었을 때 한때 진보적인 시각을 가졌던 사제였으나 1968년 학생혁명 이후 우파적 사고로 돌아선 새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남미를 중심으로 한 해방신학과 종교 다원주의, 동성애와 같은 문제들에 대한 전통적인 도덕적 가르침에 대한 도전, 여성사제서품 등을 차단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지난 2002년 이후 추기경회의 의장으로 바티칸 내 '제2인자' 역할을 해온 그는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지난 1977년 추기경으로 서품됐다.
yykim@yna.co.kr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