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동성당 게시판
안젤라 수녀님 -- 첫 느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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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찾았다 !" 심마니가 산삼을 찾은 듯 의기양양하게 소리치면 친구들이 모여 들어요. 바지춤에 쓰윽~쓱 흙을 닦아 내는 동안 녀석들이 부러운 듯 군침을 흘려요. 흙과 함께.. . '으드득 아자작 아자작' 모서리가 있는 작은 돌이나 나뭇가지로 둘레의 흙을 가볍게 파내고 사~알살 잡아 당기면 뿌리가 제모양 그대로 뽑혀요. 제법 굵은 것은 언니들이나 오빠들이 보기전에 낼름 입으로 넣어야 안 뺏기죠. 아릿하며 고소한 그 맛이란.....( 지금도 군침이 도네 ) 뭐냐구요? '냉이' 찾는 재미, 캐는 재미, 먹는 재미, 놀리는 재미, ........까지. 나온 지 얼마 안된 '아카시 나무 새순'은 껍질을 벗겨서 오독오독 씹어 먹었고 (너무 작은 것은 봐 뒀다가 며칠 후 다시와서 ...) , 신 맛이 강해 혀가 말리고 눈까지 감 기는 '쉬영'은 등하교시 주머니까지 침범하는 먹거리 1순위, 염소 똥(?)만한 까만 알갱이의 '까마중'은 할머니를 위해 바구니를 들고 따러다니기 도 했어요. 산으로 들로 다니며 이름도 모르는 풀들도 많이 뜯어 먹었어요. (난 어린시절 "염소" 였나봐. 후후~~. 염소가 진화 되면? ) 질긴 풀은 잘근잘근 씹히는 껌이 되었고, 쭉쭉 빨면 단맛이 쪽쪽 나는 옥수수대는 사탕이 되었어요. 줄기 안에서 끈끈한 진이 나오는 것은 손톱 위에 칠해 졌고, 작은 꽃들은 우리의 더딘 손 안에서 반지나 목걸이로 새로 태어나기도 했죠.
어디에 가도 놀이가 되었고, 어디에 가도 먹을 것이 있었어요.
"안젤라" 수녀님을 처음 뵜을 때 제가 어린시절 뛰어 놀던 그 들이 보였어요.
햇빛보다 밝은 , 햇볕보다 따사로운 , 햇살보다 넓은 제노베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