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동성당 게시판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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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설
한용운 (韓龍雲 1879∼1944, 독립운동가, 승려, 시인, 본관 청주, 법호 만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사랑한다는 말을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하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증거입니다.
잠시라도 같이 있음은 기뻐하고 애처롭기까지 만한 사랑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않고 그의 기쁨이라 여겨 함께 기뻐할 줄 알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나 당신을 그렇게 사랑합니다.
이해인 수녀님은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어둠 속에서도 환히 빛나고 절망 속에서도 키가 크는 놀랍고도 황홀한 고백이라고 했습니다. 당신은 하루에 몇 번 어둠과 절망을 이겨내는 그 놀랍고도 황홀한 고백을 합니까? ’사랑’을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 말하세요. 너무 오랜 시간동안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게되면 진정 하고 싶을 때 눈물로 참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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