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동성당 게시판

구역장과 구역복음화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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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영 [8239] 쪽지 캡슐

2001-01-03 ㅣ No.227

제목: 구역장과 구역복음화위원장의 카리스마가 다르다.

 

1. 송파동 성당 사목협의회 상임위원회는 회칙을 제정하면서

  

  * 구역 공동체를 → 구역복음화 위원회로

  * 구역장 직명을 → 구역복음화 위원장으로

개명하는 일을 일시에 속결시켰습니다.

교구의 사목지침을 따른 것이라고 하였지만

교구의 지침, 사업계획 어느 곳에도 이러한 내용은 나오지 않으며

단지 다음과 같은 내용이 씌어져 있을 따름입니다.

 

" * 앞으로도 교구는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 노력을 계속한다.

  * 소공동체를 본당 공동체 안에서 선교의 구심점으로 하겠다.

  * 각 구역별 사목계획을 수렴해서 본당 사목지침과 계획을 편성한다.

  * 교회의 모든 활동은 소공동체를 기초교회로 삼아 그 안에서부터 이루어  나가는 것이 교구의 지침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2. 구역 공동체는 행동가들의 모임이 아닙니다.

또 특정 목적을 가진 특정인들의 모임, 단체도 아닙니다.

속지적인 공동체를 이루고, 그 안에서 거주를 같이 하는 신자들이

생활을 함께 나누며, 서로간에 인간관계를 실현하면서,

신앙에 대한 자체적 의미를 성숙시키는

작은 교회, 기초교회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곳입니다.

구역 공동체 안에서 선교와 복음화 사업도 하고,

친교, 활동, 봉사, 나눔 등 모든 것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구역 공동체는 복음화 위원회라는 명칭과 관련하여

전혀 다른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3. 복음화는 신자들에게 주어진 첫번째 의무에 속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실천적 복음화의 생활과, 조직적이고 단체화한 형태의 복음화 위원회는

그 의미와 성격에서 전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구역 공동체는 복음화만 하는 단체가 아닙니다.

생활을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이루는 일도 더 중요합니다.

공동체 안에 필요한 단체와 조직을 존속시킬 수는 있으나,

한정된 사업성의 의미를 가진 "위원회"라는 단체 조직에

공동체의 의미를 종속시키겠다고 하는 것은,

그 입안자들이 공동체의 의미를 반의 반이라도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의아스러우며 답답하기 이를 데 없는 일입니다.

더욱이 타 본당에서 복음화 위원회의 활동이 미진했던 사례를 본

송파동 본당에서는 본당조직 내에 아예 복음화 위원회를 편성하지도 않으면서

이러한 위원회의 활동을 구역장들의 직무로 전담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구역장"이라는 명칭을 "구역복음화위원장" 이라는 명칭으로 개명한다면,

본당 사목협의회 기구의 특성상 사목회장의 명칭 역시

 "본당복음화위원장"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러한 개명작업은 본당 밖으로 보이는

외형상의 효과를 보자는 시도로밖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구역장이라는 공동체성의 의미를 가진 직무가

복음화 위원장의 명칭으로 축소되는 일은

구역공동체의 공동체성과 결집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입니다.

불행히도 구역공동체라는 조직을 통한 본당 공동체의 활성화가

아직은 그 기반이 건실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와 같은 일은 결국 신자들 상호간의 혼란만 가중시킬 따름입니다.

그리고 이는 곧 신자들의 구역공동체 참여 저조로 나타날 것입니다.

대다수의 신자들 역시 일시적이고 특정적이며 세속적인 의미의

 "위원장"이라는 명칭보다는,

공동체성과 구체적인 교회 공동체의 모습이 드러나는

 "구역장"이라는 명칭을 더 선호합니다.

예수님의 평화로운 어장이어야 할 구역 공동체의 본원적 의미를

변질하고 격하시켜 세속적, 인간적 목적으로 개간하려 하는 일은 분명 잘못된 일입니다.

세상살이에서 행해지는 일이었다면 할 수 있는 말들이 많이 있지만

이 편지가 교회에 누가 될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으로 이만 끝을 맺을 수밖에 없습니다.

공동체는 공동체로서 발전하고 성장해야 합니다.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사람의 논리와 힘의 필요에 따라

허스름하게 다루어지고 침범할 수 있는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소공동체 그 자체의 중요성과 의미는

교회의 생명과 직결되고 있다는 점을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이제 구역장 사임을 결심하면서까지

간절한 마음으로 주님께 간구드리며 기도합니다.

구역장직을 가진 교우분들의 사명감이 절대 필요합니다.

  

                           이천년 마지막 밤에  송파동성당 방이 3구역장 송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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