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동성당 게시판

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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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bkkim] 쪽지 캡슐

2000-02-28 ㅣ No.198

찬미예수님, 햇살이 좋은 오후입니다. 점심은 먹지 않더라도 점심시간은 참 좋네요. 양심의 가책을 덜 받으며 개인적인(?) 여유를 즐길 수가 있어서지요. 게다가 제 실수로 자칫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힐 수도 있었던 문제를 해결하고나니 더 뿌듯합니다. 업체에 발주를 잘못해서 엉뚱한 물건이 들어왔는데 의리있는 독일아저씨께서 모두 보내도 좋다는 연락을 주셨거든요. 덕분에 오더를 덤으로 따낸 셈이 되었지요.^^ 어제 오후에 양식(마음의)을 준비하러 갔다가 마더 데레사의 '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됩니다'를 샀습니다. 함께 산 다른 몇권의 책이 더 구미에 당겼지만 추기경님께서 친히 권해주셨기에 먼저 책장을 열었는데 잠들기 전까지 단숨에 읽었답니다. 물론 한번에 읽어 치우는 것으로 끝낼 것이 아니기에 머리맡에 두고 기도가 어렵다고 느껴질 때마다 곱씹을 생각입니다. 저는 제 휴대전화의 표시창에 'MODESTY'라고 적어 두었습니다. 한글로 '겸손'이라고 적으려다가 멋부리느라구 그랬습니다, 솔직히. 자꾸 쓸데없는 얘기가 길어지는데 오늘은 제가 읽은 상기 제목의 책에서 감동받은 부분을 옮기려 한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사실 딱히 어느 구절을 끄집어 내기가 어려운 좋은 글들이지만 권해드리고 싶네요. 오늘 하루도 주님의 은총 안에서 행복하게 지내시기를 바라며... 겸손에 대해서는 이미 말해진 것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겸손에 대해 읽는 것만으로는 겸손을 아는 데 충분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모욕을 당하고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겸손을 배울 수 있습니다. 삶의 모든 순간을 통하여 당신은 굴욕을 체험할 것입니다. 가장 위대한 겸손은 당신 자신이 아무것도 아님을 깨닫는 것입니다. 기도 안에서 하느님과 마주할 때 당신은 이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과 마주하면 그대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며, 아무것도 지닌 게 없음을 절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이 더 많이 기도할수록 기도는 그만큼 쉬워집니다. 기도가 쉬워지면 기도를 더 많이 하게 됩니다. 여러분은 일하는 동안에도 기도할 수 있습니다. 일은 기도를 방해하지 않으며 기도 또한 일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그분을 향해 아주 조금만 마음을 들어올리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하느님,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저는 당신을 신뢰합니다. 저는 당신을 믿습니다. 지금 저에겐 당신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단순한 고백도 훌륭한 기도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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