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동성당 게시판

[행당 초딩]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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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alexseed] 쪽지 캡슐

1999-09-29 ㅣ No.169

은정아 잘 지냈냐?....! 물론이라구 오늘은 날씨가 무척 흐리군. 한차례 비가 오긴 한다는데... 지금 책을 읽고 있습니다. (정확히 읽고 있었습니다.) 인디언 꼬마 아이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산속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웁니다. <작은 나무>는 '벌거벗긴 채 무심하게 놓여있는 듯한 상처'가 담긴 눈의 <윌로 존> 인디언 할아버지를 만납니다. 우리들 사이에서 홀로 살아가고 있는 '윌로 존', 당신 아니면 나?? --------------------------------------------- 윌로 존, 우리와 함께 걷지 않을래요? 그리 멀지는 않겠지요. 일년이나 이년, 당신의 생애가 끝날 때까지. 그 비통한 세월에 대해서는 말하지도 묻지도 맙시다. 때로는 웃기도 하겠지요. 때로는 울기도 할 테구요. 아니면 우리 둘이서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아낼지도 모르지요. 윌로 존, 조금만 더 함께 있어주지 않을래요? 그리 오래는 아니겠지요. 지상에서의 시간으로 쳐도 겨우 한순간. 우린 한두번 쳐다보는 걸로도 서로의 마음을 알고 느끼겠지요. 그래서 마침내 해가 떠날 때가 와도, 서로를 이해하는 우리는 편안한 마음으로 보낼 수 있겠지요. 윌로 존, 잠시만 더 있어주지 않을래요? 이 나를 위해서. 헤어져야 할 우리, 서로 다독거려주고 위로해줍시다. 그러면 먼 훗날 당신을 생각할 때마다 내 성급한 눈물은 위로받고, 가슴에 새겨진 아픔도 좀은 풀리겠지요.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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