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신앙의 대화]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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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열 [c.y.kim] 쪽지 캡슐

1999-12-21 ㅣ No.2696

찬 미 예 수 님 !                                 

 

물이 되라

 

  신나게 퍼붓는 비는 만물을 살찌우게 한다. 봄에 오는 비는

약이라고 하는 사람도 많다. 비가 오기가 무섭게 산과 들이

변하기 때문이다.

 

  물은 밑으로 밑으로 흐른다. 더 이상 갈 수 없을 때까지 내려간다.

비가 오면 산에서 마을로 들로 강으로 결국 제일 낮은 바다로 간다.

 

  바다가 위용을 떨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제일 낮은곳에 있기 때문이다. 제일 낮은 곳에 있기 때문에

제일 위용을 떨친다는 얘기는 제일 겸손하기 때문에라는 말과 뭐

다를 것이 있는가.

 

  불은 위로 치솟는다. 밑으로 내려갈 줄은 모른다. 하늘 높은

줄만 안다. 그러기에 물에게는 꼼짝을 못 한다. 교만하니까

그런지도 모르지. 대연각, 대왕, 화재 하면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그렇게 끔찍했지만 하늘로 치솟던 불은 사라졌다. 끝발치고는

되게 없다.

 

<신앙의 대화>

 

  바다가 위용을 떨치는 이유가 겸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좀 어색하지만 그렇다고 믿고 본다. 낮은 곳에 있으니까. 겸손한 자를

찾아서 가는 물들이 인간들이었으면 좋겠다.

  겸손한 자가 아쉬운 이 사회는 다 사장이고 다 사모님 소리에만

눈독을 드리고 있다.

  남이 나를 알아 주면 "그 사람 참 좋은 사람이더라" 하고 바른 말이나

하면 "그 사람 못 쓰겠더라"고 비방이나 하는 풍토가 언제나 가셔질는지!

  겸손한 자들이 많은 사회가 되기를 바라며 "물이 되자".

  주님은 겸손하셨다. 제자들의 냄새나는 발을 닦아 주시기 까지 했다.

이래 저래 물은 겸손과 관계되는가 보다.

 

       -- <최기산 신부 지음> 등잔불 중에서 --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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