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리동성당 게시판

응가와 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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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훈 [nakedape] 쪽지 캡슐

1999-05-03 ㅣ No.51

5/1

 

어제 뉴스를 보며 '일진회'라는 여학생 폭력 서클을 접하게 됐습니다.

전에도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저 역시 무관심 혹은 더 심하고 충격적인 사건들 때문인지 무뎌져 버린 것 같습니다. 여학생이(꼭 性을 구분하자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것도 중학생이…조직을 구성해서 폭력을 휘두른다는 것은 저로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일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제 학창 시절에도 그런 친구들이 주위에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디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알 수도 없었고 소문으로만 접할 수 있었지요, 아무리 그래도 한 주먹 한다는 친구들이 급우나 후배들을 못살게 군다거나 한적은 본 적도, 들을 적도 한 번 없었는데, 최소한 그들에게는 친구들 간의 '의리'와 스승에 대한 '예의'라는 선만은 넘지 않는 무엇은 있었는데 체벌을 가하는 스승을 신고하는가 하면 이젠 폭력을 휘두르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고 있는 걸까요? 저희 들의 무관심과 지나치게 자극적인 상업성 때문은 아닐까요? 흔한 휴대폰, 전화기, 시계, 모니터, 마우스 등 투명한 디자인이 점차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자신은 언제 깨어질지 모르는 얄팍한 익명성 속에서 자유를 느끼는 연약함을 뒤로한 채 '들여다보고싶어 하는' 이기심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총기에 대한 규제가 없었던들 미국과 같은 총기 난사 사건이 생기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의 어린 학생들이 총보다 무서운 집단 따돌림과 폭력, 그리고 저희들의 무관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후배이며 아우이며 조카들이 말입니다.

그들을 지도하고 사랑으로 감싸줄 이들을 생활 전선으로 내 몰은 무능한 이 시대의 지도자들이 원망스럽고 무관심의 그늘에 가려 시들어가는 여린 새싹들이 안타깝습니다.

응가와 데기라는 왕따 추방운동을 혹시 아시는지? 여러분들의 주소(집 or 근무지)를 제게 보내 주신다면 쬐그만 글을 적은 엽서를 선물로 한 장씩 보내 드리겠습니다.

 

 

- 털없는 원숭이, Bosc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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