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파동성당 게시판

사순 제 2 주일 강론

인쇄

추교윤 [chusimon] 쪽지 캡슐

2000-03-18 ㅣ No.432

오늘은 사순 제 2 주일 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의 말씀을 듣습니다. 예수님께서 눈이 부실 정도로 빛이 나고 하늘에서는 '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라는 말씀까지 들려 왔음을 해 줍니다. 예수님의 이같은 변화는, 배반당하고 수난과 죽음의 길을 가신 다음에 있게 될 예수님 부활을 미리 제자들에게 보여 주신 것입니다.

 

      이 거룩한 변모를 통해 말씀하시고자 하는 것은 예수님의 제자로서 사는 것에 분명 시련과 고통이, 때로는 목숨까지도 잃을 수 있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반드시 부활의 영광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쩌면 예수님께서는 이제 곧 다가올 당신의 고난의 시간 앞에서 제자들이 흔들리지 않고 확고한 믿음으로 헤쳐가기를 바라시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분명 수난과 죽음 없는 부활은 있을 수 없습니다. 부활의 영광에 이르기 위해서는 먼저 죽음을 거쳐야 합니다.

 우리는 흔히들 고통스러울 때, 질문합니다. 이 고통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그런데 오늘 복음은 이 질문에 답해 줍니다. 고통은 부활에로 나아가는 터널이라고 말입니다. 현재의 고통 자체는 견디기 어려운 것이지만, 그것은 미래에 있을 무엇인가를 준비하는 것이고, 그리고 그것은 우리를 영광스럽게 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사순절의 시작에 서서 고통을 두려워하고 피해 갈려하는 마음보다는, 그 고통을 통해 오히려 우리가 영광에로 나아 갈 수 있게 해 주십사 주님께 청해야겠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의 또 다른 측면을 생각하면, 변모라는 의미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변모란 이런 모습에서 저런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예수님께서 보여 주셨듯이 인간 예수의 모습에서 거룩한 하느님의 아들 예수의 모습으로 변화됨을 말합니다. 완전한 질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예수님의 변모를 통해 우리에게 우리 자신의 변모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우리는 세례성사를 통해 세속의 자녀에서 하느님의 자녀로 변모했습니다. 이미 하느님의 자녀이고, 하느님 백성으로 질적인 변화를 한 것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우리 자신이 하느님 자녀답지 못한 삶을 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 자신 안에 거룩한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다시 이기적이고 욕심 속에서 세상의 자녀로 살고 있음을 고백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우리는 착한 면과 악한 면을 골고루 가지고 있음을 잘 압니다. 사랑할 줄도 알고, 미워할 줄도 알고, 분노할 줄도 알고, 참아낼 줄도 압니다. 또 욕심을 부릴 줄도 알고, 욕심을 절제할 줄도 압니다. 이런 이중적인 우리 자신의 모습은 기회가 닿기만 우리를 악한 모습으로 이끌어 갑니다. 그래서 남의 가슴에 상처를 주어도 반성하거나 후회하지 않고 온갖 시기와 질투, 미움과 탐욕으로, 온갖 교만과 위선으로 우리 자신을 악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이런 세상 적인 모습에서 다시 하느님자녀의 모습으로 변모하도록 불림을 받습니다.  

  우리가 하느님 자녀의 모습을 다시 얻게 되는 것은 우리의 진실된 회개를 통해서입니다.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살아오면서 굳어지고 무뎌진 마음을 진심 어린 회개를 통해 새롭게 바뀌고, 하느님의 자녀의 모습을 보이도록 초대받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사순절은 우리 자신의 거룩한 변모를 위해 노력하는 시간입니다. 신앙인이라하면서 세상 여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생활했던 모습에서 이제는 진정한 신앙인 다운 모습으로 변화하는 시간인 것입니다. 우리를 세상의 모습에서 하느님 자녀의 모습으로 변모시키는 것은 진실된 회개의 자세입니다. 물론 자신의 타성에 젖은 습관을 끊고,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새롭게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이 때로는 괴롭고 고통스러운 것이라 해도 우리는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이 끝난 후에 우리가 우리 자신을 새롭게 만들고자 노력했던 모든 노력과 땀방울은 우리를 복된 부활에로 이끌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자신의 거룩한 변모를 위해 이 사순절 동안 우리 자신을 돌아봅시다. 나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서 있는지?  거룩한 하느님 자녀의 모습인지, 아니면 세상의 자녀로 살고 있는지?

  그리고 철저한 회개의 생활을 합시다. 우리의 모습이 거룩한 모습으로 변화하여, 우리 자신과 우리 가정과 우리 사회를 눈부시게 비추는 모습으로 살도록.  

 사순절이 이런 우리의 변화를 위해 애쓰는 시간이 되도록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65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