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관동성당 자유게시판

떠나가는 그대를 못내 아쉬워 않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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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숙 [nomary] 쪽지 캡슐

2001-02-05 ㅣ No.785

떠나가는 그대를 못내 아쉬워 않음은

서로 떨어져 걸어가도 한 곳을 바라보기 때문이라오

우리들은 민들레  씨앗 한 꽃 속에 어울다

이제 바람이 불어오면 온 땅 위로 흩어져가네

다른 곳에 떨어져 헤어져 피어 난대도

똑같이 하늘 우러러 향내음을 풍길 꽃송이라오

함께 지낸 날들을 그리워하지 않음은

그대 떠나간 후에도 그 마음 고이 남기 때문이라오

함께 웃고 함께 아파하며 길을 찾던 우리들

이제 뒤돌아 보면 모든 일들이 아름다운 사랑이었소

다른 곳에 떨어져 헤어져 피어 난대도

똑같이 하늘 우러러 향내음을 풍길 꽃송이라오

 

...

 

 

오늘 아침 전화를 받고 수녀님 이사하시는 것을 잠시 도와 드렸습니다.

요즘 하늘에서는 석관동 가족들에게 헤어짐과 새로운 만남을 가르쳐 주시려나 봅니다.

헤어짐의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새로운 만남을 위한 자리를 비워둬야 합니다...

오늘 수녀님을 따뜻하게 안아드리며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는 저를 발견합니다.

이젠 헤어져 서로 떨어져 지낸다 하더라도 주님 사랑 안에 한 곳을 바라보며 산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창세기 연수를 마치며 받았던 이 글에 위로 받고 싶은 마음은 그래도 가슴 한구석 아쉬움이 남기 때문인가 봅니다... 언제 어디에서 다시 만나더라도 서로의 향기에 이끌려 뒤돌아 볼 수 있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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