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문2동성당 게시판

<묵상>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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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rapha1004] 쪽지 캡슐

2000-06-26 ㅣ No.512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인 것처럼…"

 

홍광철 신부·대전교구 용전동 보좌

 

남들이 아주 싫어하는 사람이 있었다. 많은 이들이 그와 어울리기를 꺼렸다. 그런데 오직 한 사람만이 그에게 잘 대해 주었고, 언제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기도 하였다. 그래서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그 사람이 싫지 않습니까? 그 사람은 진실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만 사귀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익이 되지 않으면 가차없이 무시해 버리는 사람이 바로 그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왜 당신은 그 사람에게 잘 대해 주시는 것입니까?"

 

그러자 그는 이런 말을 했다. "만일 내가 그와 함께 있어주지 않는다면 그는 언제나 외톨이로 남을거예요. 사실 나도 그가 싫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사람을 만날 때 제 자신에게 꼭 이런 말을 합니다. ’오늘이 마지막이야! 마지막이니까 더 잘해줘야지…’ 이렇게 대해주다 보니까 그와 잘 지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눈을 뜨면 오늘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이기 때문에 평등해지고 편견이 없어지며, 화나는 것도 참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조차 사랑하고 용서해 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끔 그것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잠자리에 누워서 뉘우치게 됩니다. 내가 자다가 죽는다면, 그리고 하느님께서 그 죄를 묻는다면 난 그분께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를 사랑해주는 것이 저에게는 오히려 이익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죽기 전에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자신이 잘못한 것이 있다면 용서를 청하려고 한다. 그리고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은 남은 시간을 사랑과 봉사의 삶을 살아가는데 바치겠노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도 언젠가는 죽을 것이기에 죽음을 생각해야 한다. 언제나 산다고 생각하지 말고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간다면 정말 미운 사람도 받아들이면서 살아갈 수 있고, 용서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매일 아침, 오늘이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내 공간과, 내일과, 내 주변의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 하루를 마감하고 잠자리에 들 때 내일 반드시 일어나서 태양을 볼 수 있다는 확신을 어디에 근거를 두고 말할 수 있을까? 내일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시는 선물이기 때문에 나는 당연한 것으로 요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기에 하루 하루를 감사하면서 살아가야 하고, 그렇게 살아갈 때 나는 매일 매일을 기뻐할 수 있고,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편견없이 똑같이 사랑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이다.

 

하느님 앞에서의 나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오늘이 하느님께서 주신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한다면 내가 나의 마지막 날에 감히 미워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냥 쓸데없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몇 분이나 될까? 오늘이 하느님께서 나에게 마지막으로 주신 "하루"라는 시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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