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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회 교리서 해설 Q&A: 혼인성사는 인간의 구원에 어떤 역할을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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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5-05 ㅣ No.129

가톨릭 교회 교리서 해설 Q&A

“혼인성사는 인간의 구원에 어떤 역할을 하나요?”


자석의 양극이 끌리듯 남자와 여자는 서로 끌립니다. 서로를 향한 갈망은 인류를 지탱해온 뿌리이고, 역사를 만들어가는 동력입니다. 태초에 하느님께서는 당신 손으로 인간을 빚으셨는데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본성 깊은 곳에 혼인의 소명을 새겨두셨습니다.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된다.”(창세 2,24)

하느님께서는 온갖 생물들에게 복을 내리시며 번성하여 온 세상을 가득 채우라 명하십니다. 하지만 인간의 혼인은 더 심오한 하느님의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인간은 사랑이 넘치는 혼인을 통해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를 배웁니다. 인간에게 사랑은 근본 소명입니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남편과 아내로 받아들이는 것은 혼인 제정자이신 하느님의 뜻입니다. 남편과 아내 사이의 사랑은 하느님의 인간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의 표상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뜻에 불순종함으로 인하여 이 거룩한 사랑에 혼란이 끼어듭니다. “우리가 고통스럽게 확인하는 이 혼란은 남녀의 본성에서 오는 것도, 그들 관계의 본성에서 오는 것도 아니고, 죄에서 오는 것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607항) 하느님과 멀어진 원죄의 결과는 부부 사이의 근본적인 친교를 가로막습니다. 그 장애물은 불화와 지배욕, 부정과 질투, 증오와 결별에까지 이릅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본래 상호간의 매력은 지배와 탐욕의 관계로 변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느님께서 주신 본래의 축복과 행복을 누릴 수 있겠습니까? 유일한 방법은 죄로 끊어진 관계를 회복시켜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 힘으로는 불가능한 회복입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창조질서의 회복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오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라고 하는 새로운 차원의 혼인 생활을 하도록 힘과 은총을 주십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죄의 온상인 교만함과 이기심을 끊어버리고, 그분의 힘은 우리의 십자가를 기꺼이 지게 합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615항 참조) 혼인성사는 그리스도와 교회의 일치에서 흘러나오는 은총 속에 맺어진 남자와 여자의 결합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 부부는 혼인관계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체험합니다.

인간은 영혼과 육신으로 되어있습니다. 우리는 땅으로부터 육신을 튼튼하게 하며, 하느님의 사랑으로 영혼을 살찌웁니다. 우리가 받은 소중한 성(性)은 본성적인 것입니다. 우리는 성을 배우자와 나눔으로 자녀를 맞이합니다. 그 자녀는 하느님의 창조와 구원사업을 이어갑니다. 하지만 영혼과 육신의 분리가 죽음이듯이, 사랑이 결핍된 성의 남용은 타락과 파국을 가져옵니다. 오늘날 왜곡되어가는 성윤리는 죽음의 문화를 초래하며, 값비싼 대가를 요구할 것입니다. 혼인은 하느님의 구원사업 핵심에 들어있는 거룩한 성사입니다. 혼인은 가정을 탄생시키고, 가정은 새 생명이 세상에 들어오는 입구입니다. 생명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므로 가정은 하느님의 사랑이 드러나는 거룩한 장소입니다. 그러므로 혼인성사는 부부애와 가정생활의 기쁨 속에서 어린양의 혼인 잔치를 미리 맛보는 것입니다. 또한 그리스도인의 가정은 삼위일체의 영원한 사랑을 찾아 떠나는 교회의 작은 방주입니다.

“너는 네 가족들과 함께 방주로 들어가거라.”(창세 7,1)

※ 참고: 가톨릭교회교리서 1601-1620항, 1643-1658항 (사목국 연구실)

[2013년 5월 5일 부활 제6주일(생명 주일) 서울주보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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