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동성당 게시판

차라리 보지 말것을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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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 [bjbj] 쪽지 캡슐

2001-08-25 ㅣ No.8021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우엇을 할까?  어디에 갈까? 하고 고민할 필요가 없었죠...

할머님 팔순잔치가 있었거든요.

3일 정도 뜻밖의 여유(?)가 생겨서 아버지와 함께 정처없는 여행을 했습니다.

사실은 제가 어렸을 때 뛰어놀던 그곳을 가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사시던 동네는 어떤 곳이었는지를 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태어난 집을 물어물어서 찾아갔더랬습니다.

힘들게 시장골목을 찾아갔는데,,,

그 집을 없어졌다고 하더군요.

그 자리에 여관이 있었습니다.

그냥 멀리서 그 어린녀석이 태어났을 그 모습을 머리속에 그려보았습니다.

제가 태어난지 2달만에 영세를 받은 성당을 찾아갔습니다.

물론 제게는 아무런 기억이 없는 곳이지만 성당에 않아서 생각했습니다.  

그때...

부모님은 내가 어떤 사람이 되기를 바라셨을까?

그 아기를 감싸고 있는 그 포근한 사랑에 가슴이 뭉클했더랬습니다.

학교를 들어가기 전부터 4학년때까지 살았던 동네를 찾아갔습니다.

너무나 많은 것들이 바뀌었더군요...

제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그곳이...

그 기분이 참 묘하더군요.

저에게는 세상 전부였던 그곳을 바라보는 제 마음이 왠지... 혹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너무나 그립고 또 ... 그래서 마음이 스산했습니다.

차라리 오지 말것을 그랬나 싶었습니다.

아버지의 어린 시절이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고향은 제가 생각했던 그곳이 아니라는 것을 문득 느꼈답니다.

할머님이 사시는 울산에 다시 들렸을 때,,

아버지와 저는 아버지의 어린시절을 포기하고 그냥 할머님과 함께 하루를 보냈습니다.

왜냐면...

아버지의 고향은...

이제는 많은 세월을 품으신

그분의 어머니가 계신곳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고향은 그런 곳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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