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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을 보여 달라(퍼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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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무 [philip2] 쪽지 캡슐

2000-03-18 ㅣ No.605

하느님을 보여 달라

 

 어느 한 임금님이 살았다. 그 임금님은 사람이 체험하고 감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을 모두 보고, 듣고 경험 했지만 아직 하느님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제 하느님을 한번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임금은 모든 권력자, 현자, 성직자에게 하느님을

 보여 달라고 했지만 아무도 그 임금님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때 소문을 들은 한 목동이 찾아와 그 임금님을 넓은 들판으로

 모시고 나가 "저기 보십시오." 하고 태양을 가리켰다.

 임금님은 눈을 들어 태양을 보려 했으나 찬란한 광채로 눈이 부셔

 볼 수 없었다.

 "넌 내가 장님이 되길 바라느냐?" 하자 목동은

 " 하지만, 임금님 , 저건 피조물 중의 하나일 따름입니다.

 그것도 볼 수 없어서 눈물이 나는 그 연약한 눈으로

 어떻게 하느님을 볼 수 있다 하십니까?

 하느님은 다른 눈으로 찾아야 합니다."

 

 임금이 "그러면 하느님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느냐?" 고 묻자

 목동은 수를 세어보라고 했다.

 임금이 수를 세기 시작하자 "아닙니다, 그렇게가 아니라

 하나 이전부터 시작 하십시오" 라며 말을 가로 막았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나?

 하나 이전에는 아무 것도 없는데..... "

 그러자 목동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 이전에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임금은 끝으로

 "하느님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 하였다.

 대답에 앞서 목동은 우선 잠시동안만 옷을 바꿔 입자고 청했다.

 그리하여 임금은 제왕의 표지가 있는 옷을 벗어서

 목동에게 입혀주고 자신은 목동의 소박한 옷을 입었다.

 목동이 푸대를 걸치고 선 임금을 가리켰다.

 "보십시오. 하느님은 이렇듯이

 한 사람을 왕좌에 앉히시고

 다른 사람을 아래로 내려가도록 하시고 계십니다.

 

 잠시 생각에 잠겨 서있던 임금은 그제서야

 몹시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이제 나는 하느님을 보았다."라고

 (이승범 신부/1991 . 10 . 27 「수원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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