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2동성당 자유게시판

11월에 좋은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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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란 [zzang1255] 쪽지 캡슐

2000-11-03 ㅣ No.501

 

         마지막기도

 

                                이 해인

 

  이제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두고 갈 것도 없고 가져갈 것도 없는

 

  가벼운 충만함이여

 

헛되고 헛된 욕심이 나를 다시 휘감기 전

 

  어서 떠날 준비를 해야지

 

 땅 밑으로 흐르는 한 방울의 물이기보다

 

하늘에 숨어 사는 한 송이의 흰 구름이고 싶은

 

  마지막 소망도 접어두리

 

 숨이 멎어가는 마지막 고통 속에서도

 

 눈을 감으면 희미한 빛 속에 길이 열리고

 

  등불을 든 나의 사랑은

 

  흰 옷을 입고 마중 나오리라

 

어떻게 웃을까 고통 속에도 설레이는

 

  나의 마지막 기도 그이는 들으실까

 

 

 

                      11월이라 그런지 웬지.....

 

 이해인 수녀님의 시집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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