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보시니 참 예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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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완 [raph] 쪽지 캡슐

2000-04-23 ㅣ No.816

파릇파릇 싹이 돋은 나무는 보기만해도 참 예쁘지요.

벚꽃도 지고 이미 개나리, 진달래도 졌지만 지금은 라일락이

제 흥에 겨워 뭇 사내들의 코끝을 한 없이 간지럽히고 있답니다.

그냥 두어도 정말 아름다운 봄입니다.

오늘 저희 성당에서는 초등부 주일학교 미사후에 은총시장을 한답니다.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고 있지요.

예수님께서 너희도 저 아이들과 같아지라고 했지요.

하지만 요즈음 성당에 있으면서 느끼는 것중에

너무 철없는 아이들도 많다는 것이예요.

미사중에 떠들고 뛰어다니고 40분 어린이 미사를 못참고 물마시러 두번, 화장실 두번 이런

어린이도 있어요.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 보면 그들에게는 천진함이 있어

아마 어린이와 같으라 하셨나봅니다.

오늘 주님께서 보시면 참 예쁘다 하실 분들은 제 생각에는 할머니들 같아요.

어제 늦은 10시에 시작되는 성야미사에 정말 곱게 한복을 차려 입으시고 일찍 성당에 도착하여 기도하시는 그 할머니들을 보노라며는 우리는 일상의 복장으로 아무런 생각없이 부활미사에 참례하고 있는데 그분들은 정말 제일 고운 옷으로 단장하고 하느님 대전에 오시는 것이라 생각했어요. 누가 그렇게 준비하였습니까. 어린이입니까. 자모님들입니까. 형제님들입니까.

누구누구는 전례준비에 행사준비에 바쁘다는 핑계로 정말 주님 부활하심을 진심으로 기쁘게 맞이하고 있습니까. 새옷은 아니더라도 곱게 차려 입은 할머니들을 보면서 그분들의 기도속에서 우리가 보호받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년에 이어 성서쓰기를 올해도 하였는데 작년에는 아마 93세대가 봉헌하였지요.

올해는 현재까지 200세대가 넘게 필사성서를 봉헌하였답니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제가(?) 주임신부님게 올해도 하자고 말씀을 드렸거던요. 물론 저도 올해는 성서를 썼답니다. 처음으로 말입니다.

2000년 대희년을 보내며 주님의 은총에 감사드립니다.

세상에 아무리 각박하고 거칠다하여도 주님 보시기에 예쁜 구석이 아직은 남아있기에

저희에게 이런 기쁨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시나 봅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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