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신앙의 대화]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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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열 [c.y.kim] 쪽지 캡슐

1999-12-23 ㅣ No.2734

† 찬 미 예 수 님 !                                                    

 

7 공 주(희망)

 

"말도 마세요. 이것 낳고는 눈두덩이 붓도록 울었어요."

영난 엄마의 말이다. "요번엔 하다간, 결국 일곱을 낳았군요."

시댁에서는 보는 사람마다 뱀 눈으로 흘기고 시어머니가

딸을 날 때마다 정신 나간 사람처럼 방안을 들랑날랑하던

생각을 하면 지금도 웃음이 납니다.

 

"신부님 !  저 지금은 행복합니다."

이것도 영난 엄마의 말이다.

"딸을 낳을 때마다 모든 게 원망스럽고 하느님도 너무 하신다고

했었는데 결국은 아들을 못 낳지마는 영난이를 끝으로 절망은

가셨습니다."

 

요번엔 아들을 낳아야겠다며 몰래 시장 나가서 덴뿌라도 사 먹고

쑥떡이 좋다기에 먹기 싫은 쑥떡도 사 먹었건만 다 소용이 없더라는

얘길 들으니 굉장히 고민도 많았던 것은 분명했다.

 

지금은 큰놈 작은놈 다 커서 직장이 좋아서 그런지 보너스도

잘 타 오고 제 에미 저고리감도 떠 오고 엄마 인젠 신식 사람 좀

되라며 구두도 사 드리구 머리도 지지라면서 손목을 억지로 끌고

가는 재미에 사내 낳았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친구한테 은근 슬쩍

자랑도 하더란다.

 

오랫동안 실망과 좌절을 하더니 어느 샌가 희망으로 바뀌었다.

그러기에 이 세상은 실망할 수 만은 없는 것이다. 절망은 삶을

주신 하느님의 뜻이 아니다. 진짜 그렇다. 언젠가 책을 보니까

키엘케골이라는 유명하다는 학자가 말 하기를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했다는 구절을 읽고 한참 있다가 다시 본적이

있다. 절망은 ’자신을 학대하는 병’이다. 이  얘기는 내가 지금

막 지어낸 말이다. 자신을 학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정신

병자다. 물어 뜯고 할퀴고 해서 만신창이로 자기를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정신 병자 아니고 누가 있겠는가 !

 

절망을 이긴 사람은 많다. 그중에서도 헬렌 켈러가 있다.

베토벤이 있다. 내가 있다. 부족한 머리로 끈덕지게 물고

늘어져서 그토록 고귀한 사제가 됐으니 말이다.

 

<신앙의 대화>

 

희망은 신앙 안에서는 근본적으로 부활과 비교한다. 그것은

당연한 것이다.

영난 엄마의 희망이야 5,6십년이나 갈 것인지? 그러나 부활의

희망은 영원하기 때문이다.

영원한 희망 ! 영원한 희망을 알면서도 포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노다지가 땅 밑에 가득한 것을 알면서도 곡괭이가 닳을까

봐서 못 캔다는 것은 얘기도 안 된다. 얘기가 안된다는 것은 차원을

넘어선다는 뜻이다. 하물며 영원한 삶을 알고 그곳에 희망을 두는

우리가 이 세상에서 절망한데서야 말이나 되겠는가 !

 

희망을 가지라. 희망을 가진 자는 몸단장을 하고 병상에서도

빗질을 한다. 희망을 가진 자는 눈 속에 윤기가 난다. 눈을 윤기

있게 하고 빗질을 하자.

 

--<최기산 신부 지음> [등잔불] 중에서 -

사랑합니다 !

** 대림절에 준비하는 마음으로 성찰 하면서 감히 글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1999/12/23  김춘열(데오도로) <(^Q^)>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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