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을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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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원 [pious] 쪽지 캡슐

1999-08-28 ㅣ No.518

어제 하루 종일 강론을 준비하면서 뒹굴뒹굴 방안을 돌아다녔습니다. 비도 운치있게 오고 낮에는 괜히 감상적이 되어서 제 방을 찾아온 청년들을 데리고 떢볶이를 사러 나가면서 비도 맞아보았습니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나 어쨌데나. 하여튼 밤이 되니 무지 ??하더라고요.

거기다가 강론은 왜이리 안풀리는지.

베드로는 예수님께 신경쫌 쓰다가 괜히 야단이나 맞고, 저도 이러다가 예수님께 야단맞을 것같은 생각이 들더라구요(이번 주 복음 알죠). 빈둥댄다고.

그래서 이런 저런 일들을 처리하고 오랜만에 일기도 쓰고, 책도 읽고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니 놀라워라 나의 능력?

도저히 진득하니 한 가지 일을 못하는 나의 인내심없음을 통탄하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제서야 강론을 완성하며 목요일부터 지금 토요일 저녁까지 보낸 시간들이 정말 낯설게 여겨집니다. 너무 많이 돌아다닌 후유증인지, 여름의 끝무렵에 나타나는 더위의 후유증인지 어찌되었건 이제 모두 제자리에 돌아옵시다. 방학도 끝나고 휴가도 끝나고 더위도 끝나고 설레임도 끝나고 우리 모두 이제 자기 자리로 갑시다. 쓸데없이 떠들어댄 서기원 신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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