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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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7-05-31 ㅣ No.3301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5/31

 

신학생들을 보면 무척 반갑습니다. 우리 사제의 길을 함께 걸을 분들이고, 또 다 들 세상에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맡으려고 하는데 반해 특별히 교회 내에서 사제직을 맡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주님과 복음을 향한 열정을 간직하고 불태우고 있는 젊은 영혼들이 반갑고 고맙고 기대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성모 마리아께서는 엘리사벳을 방문하게 됩니다. 가브라엘 천사가 처녀인 마리아가 하느님의 아들 예수를 낳으리라.’(루카 1,31-32 참조) 라는 말에 의아해하자, 마리아를 믿게 하려는 방법으로 석녀인 엘리사벳이 잉태했다는 사실을 불가능이 가능해진 예의 하나로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36-37)

 

엘리사벳은 자신을 찾아온 마리아를 바라보고 성령의 움직이심을 발견하면서,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 1,42-45) 이라는 찬사를 보냅니다.

 

그러자 마리아는 응답합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46-49) 마리아는 자기 개인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은총을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은총으로 확장시킵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은총을 모든 이에게 그 은총의 효과가 전해지리라는 희망을 선포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그분께 겸손되이 응답하는 이들에게 주어지며, 그 은총을 감사히 받아들이는 이에게만 주어집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49-50) 마리아와 이스라엘의 비천한 처지를 굽어보시는 분은 거룩하신 분이며, 그분을 경외하는 모든 이들에게 대대로 자비를 베푸시는 분입니다.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52) 그분은 새로운 세상을 여십니다. 그분이 펼치시는 새로운 세상은 바벨탑을 쌓고 하느님마저 통제할 량으로 자신들의 세계를 만들고자 했던 이들을 흩어버리셨던 그 모습대로 교만한 자들을 흩어버리실 것입니다.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52) 누군가의 위에 있다고 여기는 이들에게서 그 권력을 없애줌으로써 권력으로부터 해방된 본연의 인간이 되게 하시고, 그 대신 사회에서 비천하고 보잘것없이 취급되던 이들을 존중받도록 해 줄 것입니다.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53) 가진 것이 없다고 움츠리고 기운없이 살며, 물질과 그 소유에 대한 갈증으로 떠는 굶주린 이들에게 돈이나 물질은 아니어도 하느님의 풍요로운 사랑으로 채워주심으로써 자긍심과 행복으로 기쁘게 해주십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없어지고 말 물질을 가지고서 마치 자신이 뭔가 가졌다고 여기던 사람들에게 물질로부터 해방을 겪게 하심으로써 자신의 본 모습을 바라보게 해주십니다.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54-55) 그렇게 그분은 자비를 베푸시어 이스라엘로 통칭되는 모든 이들을 당신 품 안으로 거두어 주시고자 하십니다. 더 나아가 인간 누구나 마음속으로부터 그리워해왔던 그 온전한 자비를, 겸손하게 주님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베풀어주실 것입니다.

 

마리아의 노래에 나오듯이, 주님은 자비를 갈망하며 권력과 재물과 명예에 휘둘리지 않는 겸손하지만 하느님을 믿고 의탁하는 이들에게 온전한 자비를 베풀어주실 것입니다. 우리를 즐겨 맞아주시며 겸손한 마음으로 다가오기를 기다려주고 계시는 주님께서, 주님을 그리워하며, 선하고, 복음 말씀에 목말라하며, 복음 말씀을 현실화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함께하시며 자비를 베풀어 주실 것입니다. “마리아는 석 달가량 엘리사벳과 함께 지내다가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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