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주님 봉헌 대축일 경축이동(다해) 루카 2,22-32; ’19/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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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9-02-02 ㅣ No.3776

주님 봉헌 대축일 경축이동(다해) 루카 2,22-32; ’19/02/03

 

 

 

예전에 손님 신부님이 오셔서 미사를 봉헌하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미사 영성체를 하고 나서는 영성체 후 기도를 바치고 싶지 않습니다. 성체를 영한 다음에 그 자리에서 그치지 않고 깊이깊이 오래오래 주님과 함께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그런 느낌이나 갈망이 샘솟을 때가 있습니까?

아니면 한시라도 빨리 복음을 전하기 위해 뛰쳐나가고 싶으십니까?

미사를 통해 자신에게 드러난 주 하느님의 신비에 매료되면 될수록 그 곁을 떠나고 싶지 않습니다. 미사 영성체를 통해 주님과 함께하는 순간의 오묘함에 심취하면 할수록 더욱더 그 안에 잠겨 듭니다. 미사를 통해 자신에게 드리운 주님의 은총을 느끼면 느낄수록 주님 앞에 더욱더 깊이 들어가고 싶어집니다. 미사를 드리며 주님과 하나 되는 기쁨이 크면 클수록 주 대전에 머무르게 됩니다.

 

주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은총을 되새기고 주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주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무는 순간이 기도하는 순간입니다. 우리는 기도하면서 주님께서 나에게 오셔서 나를 안아주시고 푸근히 감싸주셔서 나를 위로해 주시기를 간구하는 마음으로 주님을 갈망하며 주님 사랑 안에 머무르고 싶어 기도하게 됩니다.

어떤 이는 하나라도 더 만나서 주님을 전해야지 왜 그렇게 앉아 허무한 시간을 보내고 있느냐고 물을지 모릅니다. 어떤 이는 주님 복음 사업을 조금이라도 더 해야지 왜 그렇게 아무 것도 안 하면서 허송세월하려고 하느냐고 물을지 모릅니다. 어떤 이는 당장 눈앞에 닥친 일이 얼마나 시급하고 중요한 일인데 어서 빨리 그 일을 하지 않고 기도한답시고 시간을 낭비하고 있느냐고 물을지 모릅니다.

기도하고 있는 순간은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는 순간이 아닙니다. 자신의 다음 활동이 더욱더 주님의 뜻에 맞는 일이 되기 위하여 주님의 뜻을 찾고 있는 순간입니다. 기도하는 이는 활동은 안 하고 기도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도하는 이는 자기 인생의 순간 앞에 예고 없이 닥쳐온 일을 어떻게 하면 주님의 뜻에 맞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갈구하면서, 자신이 찾고 깨달은 주님의 뜻이 정말 맞는 것인지 식별하며 다시 한번 확인하고, 기도를 마치고 자신의 현실에서 그 뜻대로 실현해 나갈 때 주님께서 함께하시면서 몸소 축복해주시고 열매 맺어 주시기를 빌면서 활동의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교회는 무엇보다 먼저 주님의 명에 따라 능동적이며 적극적으로 복음을 전하고 실현하는 복음화 사업에 헌신합니다. 그리고 그 활동을 지상 과업으로 삼고 투신합니다. 교구는 각 본당과 여러 사목 분야에서 충실하고 내밀하게 쉴틈없이 복음화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동시에 그 사업이 주님의 뜻에 따라 실현되기를 바라면서, 복음이 실현되어 가는 과정에 생겨나는 갖가지 장애와 우려가 해소되고 무난히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라며 기도합니다. 교회는 그 기도하는 역할을 관상수도회에 맡깁니다. 그래서 교구마다 혹자의 눈에는 어리석어 보이고 허송세월하는 것처럼 보이는 기도하는 관상수도회를 교구 내에 유치하고 그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배려하며 정성을 쏟아 붓습니다. 우리 본당 차원에서도 사목협의회 성소신심분과가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기도하는 우리는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마치 바닷물 속의 소금 함유량이 삼 퍼센테이지밖에 안 되지만, 그 소금이 바닷물을 썩지 않도록 하는 이치와 같습니다. 그리고 복음에 나오는 마르타와 마리아처럼 그렇게 기도하고 활동하는 이들이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우리는 지금 본당 설립 110주년을 맞아 이웃 선교와 친교 및 이웃 사랑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또 이 복음사업의 열매가 주님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기원하여, 매일 미사를 봉헌하며 영성체를 하고, 묵주기도 110만단과 성체조배 1,100 시간을 봉헌하고 있습니다. 매 시간 매 기도를 충실하고 진솔하게 바쳐, 주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시고 명하신 이 수색, 증산, 북자좌 지역의 복음화를 위하여 헌신하고, 그로 인하여 주님의 영광이 우리 성당을 통해 드러날 수 있도록 합시다.

 

주 하느님께 영광을 돌려드리고 주님의 교회에 기여하는 길은 여러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돈을 많이 벌어 교회에 경제적으로 기여하는 방법.

하루 빨리 성공해서 교회가 사회적으로 필요한 것을 채워주는 방법.

또는 자기 자신의 삶으로 성경 말씀을 통해 드러난 예수님의 복음말씀을 실현하고 예수님의 뜻이 담긴 주님의 교회 가르침을 실현함으로써 스스로를 성화시키고 교회를 거룩하게 하는 방법.

어쩌면 오늘 우리가 주님 봉헌 대축일을 기념하며, 주님의 교회에 기여하는 방법은 이 세 번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기 스스로를 주 하느님의 대전에 봉헌하는 삶. 그것이 봉헌의 삶이며, 우리가 오늘 기념하는 성직자, 수도자, 봉헌된 평신도 그리고 더 나아가서 선교사, 교리교사, 평신도 지도자의 길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도 아니요, 사회적으로 성공하여 입신양명을 하기 위해서도 아니요, 자신의 삶으로 주님의 뜻을 실현하고 이루기 위해 자신을 봉헌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오로지 주님의 뜻을 찾기 위해 자신의 의지를 버리고 그리스도를 대신하는 현실의 장상에게 순명하는 이들이요, 자신의 욕구를 오로지 주님만이 채워주실 수 있다고 여기기에 현실의 물질을 포기하고 청빈을 선택한 사람들이며, 주님만을 믿고 따르기 위해 현실의 여러 인간관계에서 오는 기쁨을 저버리고 정결의 덕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주님 봉헌 대축일에 주 예수님과 주님의 교회를 위해 자신의 일생을 바치는 성직자, 수도자, 봉헌된 평신도들과 선교사, 교리교사, 평신도 지도자들을 비롯한 우리 교회의 모든 신자가 주 예수님의 말씀과 교회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고 이룸으로써 이 땅을 주 하느님의 나라로 변모시키는 대열에서 제외되거나 느슨해지거나 흐트러지거나 이탈하지 않고 충실하고 거룩해지도록 기도하고 배려하며 지지하며 오늘을 보냅시다.

이분들을 비롯한 우리 모두가 주 예수님과 하나 되기 위하여 더욱 더 기도 속에 침잠하기를 간구합니다.

우리 모두가 기도 안에서 주 예수님의 사랑에 심취하기를 간구합니다.

우리 모두가 주님 복음 말씀에 매료되어 그 말씀을 묵상하고 맛 들이기를 간구합니다.

우리 모두가 주님 복음 말씀을 자신의 삶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으로 받아들이고 실현하기를 간구합니다.

우리 모두가 주님 복음 말씀이 펼쳐주시는 진리의 빛 안으로 걸어 나아가기를 간구합니다.

주 하느님께서 주님을 따르는 우리를 축복해주시고 우리를 통해 주님의 뜻을 이루시기를 간구합니다.

성령께서 우리를 보호해 주시며 힘을 주시어 마침내 주님께 다다를 수 있기를 간구합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따라 주님의 길을 나선 우리 모두가 하나도 빠짐없이 주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기를 간구합니다.

우리의 지향과 노고가 주님의 섭리와 안배로 열매를 맺어 주 하느님의 나라가 완성되는데 기여하기를 간구합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주님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져 주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기를 간구합니다.

이 모든 일에 주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다 같이 큰 소리로 오늘 복음에 나오는 시메온의 노래를 힘차게 불러 봅시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루카 2,29-3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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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봉헌 대축일 꽃꽂이

http://bbs.catholic.or.kr/home/bbs_view.asp?num=1&id=173325&menu=frpeterspds2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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