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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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2-05-29 ㅣ No.7857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들 모두 안녕하세요.

 

접니다. 베르나르도 신부...

 

저의 근황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항상 사랑과 관심을 가져주심에 감사하는 마음 가득 간직하고 있답니다.

 

언제 미국으로 나가느냐고요?

아직은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내년 초 쯤 되어야 나가게 될 것 같습니다.

연말에 몇 군데 학교에 서류를 접수하고,

내년 초에 입학 허가가 나면 말입니다.

 

영어 공부는?

공부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실감했습니다.

머리가 나빠진 것인지, 집중을 못해서 그런지, 노느라 그런지...

4월말에 TOEFL을 한 번 보았습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런 이런... 실망, 실망, 완전히 실망...

그날따라 아침부터 주적주적 내리던 비가 저의 친구가 되었죠.

 

참, 공부가 잘 안되는 이유가 또 있네요.

한동안 제 소명에 대해서 고민을 했었습니다.

미국 유학, 그리고 병원 경영...

과연 제게 맡기신 주님의 일인가 하고 말이지요.

가난한 이들과 벗하여 소박하게 살고 싶은 제 꿈이

제 안에서 다시금 꿈틀거렸지요.

이곳 종로에서 생활하진 어언 6개월,

유학 준비로 잠시 머무는 손님 신부가 아니라

본당 식구로 받아주시는 신자분들을 만나면서

신자분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제의 행복에 대해서 많이 느꼈답니다.

주교님을 찾아뵐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요.

그래서 솔직히 공부에 조금은 소홀했었답니다.

 

지금은?

이제 다시 마음을 잡았습니다.

누군가 해야 할 일,

교회가 필요로 하는 일,

교회 사람으로 기쁘게 받아안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병원에서 일하면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할 수도 있을 것이고,

미리 너무 많은 것을 앞당겨 생각하기보다는,

기쁨과 희망을 가지고 부딪혀보려고 합니다.

지금 생각하지 못하는 무엇인가가 있지 않을까요.

 

참! 저... 6월 13일에 미아3동 성당에 갑니다.

선거하기 위해서 말이지요.

이곳에서 얼마 있지 않고 미국으로 갈 것 같아서 주소를 옮기지 않았거든요.

그 날 혹시 성당에서 뵐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제 이야기가 너무 길었지요.

사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너무 너무 많은데...

오늘은 이 정도만 말씀드리고 다음 기회에 또 안부 인사를 드리지요.

 

언제나 기쁨 가득한 나날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저를 사랑해주셨던 모든 분들께 일일이 인사드리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건강하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여러분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습니다.

제게 연락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와 미안함을 드립니다.

심적인 부담감 때문에 편안하게 마주 하지 못한 것 같아서요.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기를 이 자리를 빌어 청합니다.

 

언제 미사드리러 한 번 가고 싶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말이지요.

그 날이 오겠죠?

 

그럼 안녕히...

 

주님 안에 사랑 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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