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검정성당 자유 게시판

우리의 교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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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ody] 쪽지 캡슐

2001-01-12 ㅣ No.1453

 

외국에서 보는 성당은 우리의 성당보다 우선 외관적으로 크고 오래된 것이 많다. 어떤 것은 규모만 큰 것이 아니라 웅장하고 화려함이 극치를 이루고 있다. 당대의 최고 미술가와 조각가와 건축가들이 그들의 빼어난 솜씨를 모두 교회에 남겨 두고 국가와 민족의 유산으로 물려 주고 있다.

 

얼마 전 TV에서 보여준 바티칸의 베드로성당 2000년 대희년 마지막 기념미사는 전 세계에서 엄청난 규모의 신자들이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이태리 4대 성당의 Porta Sancta 라고 하는 聖門은 2000년 대희년 기간 중 모두 열었다가 지난 1월5일 닫고 6일 마지막으로 바티칸의 베드로성당에서 교황님께서 나오시며 문을 닫았다. 다음 희년에 다시 열린다니까 다음 세대에 사는 젊은이들이면 지나가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오늘날 이태리에 있는 수 많은 교회가 순례지이면서 또한 관광적 자원으로서 많은 신자와 관광객들이 찾아 오고 있지마는 실상 그 교회에 교적을 두고 있는 신자는 몇 안되리라고 본다. 그 큰 성당의 한쪽에서 주일미사를 보고 있는 중에도 대부분의 공간에서는 관광객들이 끊임 없이 관광을 함께 한다. 어찌 보면 이태리의 교회는 교회로서의 기능보다 관광지로서의 기능이 더 큰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관광객은 하루 종일 일년 열두달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교회를 주님께서 보시기에 어떻게 생각하실까? 이태리의 화려한 교회와 한국의 북적이는 교회를 비교한다면 오히려 신자들로 가득찬 우리의 교회를 더욱 좋아하시지 않을까? 아직까지는 교회와 신학에 대한 연구가 그들보다 부족하고 수도원이나 사제의 수도 적고 세계 평화와 이웃 사랑을 위해 기여한 업적도 미미하지마는 신자들의 신앙심과 열정만은 머지 않아 우리가 앞설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교회는 최근 100년간에 거의 모든 교회를 건설하고 선교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그들은 조상으로부터 물려 받은 교회 건물을 유지하기에도 급급하여 국가의 세금으로 지원을 받거나 관광객으로부터 받는 교회 입장료가 아니면 인근 학교나 동네 마을의 행사장으로 임대를 하여 사용료를 받아야만 유지가 되며 그것을 하지 못하는 교회는 허물어지기 만을 기다리며 손을 놓고 방치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태리의 큰 교회 바닥 대리석이 신자들이 아닌 관광객들의 발길로 닳아서 패이는 모습에서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노력을 계속한다면 얼마 가지 않아 우리 교회가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갖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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