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동성당 게시판
코끝이 찡해지는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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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하늘은 왜 파래..?"
"응.. 그건 하느님이 세상을 사랑하셔서 파랗게 칠해 놓으셨기 때문이지..."
"왜 파랗게 칠했는데..?"
"파랑은 사랑의 색이기 때문이야..."
"그럼 바다도 그것 때문에 파란거야..?"
"아니.. 건 하늘이 심심할까봐 하느님께서 친구하라고 그렇게 하신거야..."
"색깔이 같으면 친구가 되는거야..?"
"네가 영희랑 놀려면 같은 놀이를 해야지..?"
"응..."
"그런 것처럼 둘의 색깔도 같은거야..."
"우와~~~~~~~형은 정말 모든걸 다 아네. 도대체 형은 그걸 어떻게 다 알아..?"
"그건 형이 하느님과 친구이기 때문이지.."
"그럼 나도 하느님과 친구하면 모든걸 다 알 수 있어..?"
"그래..."
"이야 나도 그럼 형처럼 천재가 되겠네...헤헤"
우리 형은 천재다...
아빠. 엄마도 모르는 걸 형은 다 알고 있다...
형은 늘 형보다 더 많은 걸 아는 사람이 있다 했다...
형이 그러는 걸 보면 세상엔 정말 천재가 많은가 보다...
그치만 내 주변엔 형보다 많은걸 아는 사람은 없다...
우리 아빠, 엄마는 물론이고 우리 유치원 선생님도...
형만큼 똑똑하진 않다...
그분들은 언제나 내가 물어보는 질문에...
"글쎄... 넌 왜 애가 항상 이상한 것만 물어오고 그러니.." 라며 핀잔만 하니까...
아마도 그분들은 자기가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하나보다...
그래...
자신들의 체면이 깎인단 얘길 했던것 같다...
체면은 참 비싼 것인가보다...
많은 사람들이 깎이지 않을려고 그러는 걸 보면...
참, 내일은 형한테 체면이 뭔지 물어봐야겠다...헤헤~~~
우리 옆집에는 예쁜 영희가 산다...
영희는 장차 나의 신부가 될거다...히히~~~
우린 이미 결혼하기로 약속했다...
근데 영희랑 어제 싸웠다... 씨~~~
영희가 우리형더러 바보라고 놀렸다...
난 아니라고 했지만...
영희는 우리형이 꼴찌라며 바보라 그랬다...
꼴찌가 뭔지 몰라도 그리 좋은게 아니란 건 틀림없다...
그러니 우리형을 바보라 그러지...
영희는 참 나쁘다...
다신 영희랑 안 놀거라며 하늘에 맹세했다...
근데... 영희랑 안놀면 영희가 내 신부가 될 수 없는데... 어쩌지..?
형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물어봐야겠다...
"넌 이걸 성적표라고 들고왔니..?"
"....."
엄마 목소리가 커진걸보니 형이 또 성적표란 걸 들고 왔나보다... 난 성적표가 싫다...
엄만 그 이상한 종이 조각에 찍혀나오는 숫자가... 늘 많다고 뭐라그런다...
이상하다...
분명 수는 클수록 좋은건데...
돈만해도 100원보단 1000원이 더 좋으니까 말이다...
아무래도 우리 엄만 형만큼 똑똑하지 않은가보다...
형이 알고 있는 그 많은 것들은 알려하지도 않은 채...
그 종이 조각만 보고 형을 혼내는 걸 보면...
언젠가 엄마 몰래 형의 그 성적표란 걸 본적이 있다...
"등수 : 53/54"
아하~~~
그러고 보니 형이 혼난 이유를 알 것 같다...
분명 54등을 놓쳤기 때문일 것이다...
하긴 내가 봐도 아쉽다...
다음엔 형이 54등 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겠다...
"형...꼴찌가 뭐야..?"
엄마에게 야단 맞은 형이 들어오자 난 형을 보고 물었다...
"그건 가장 뒤에 있는 사람을 말하는 거야.."
"뒤..?"
"그래...앞이 아닌 뒤에서 앞에있는 모든 것들을 바라볼 수 있는 자리..."
"그럼 꼴찌가 안좋은거야..?"
"글쎄..."
어...처음이다...
형이 글쎄라고 말한건 처음이다...
햐~~~ 형도 모르는 게 있구나...
"많은 사람들이 안좋다고는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아.."
"그럼..?"
"어차피 누가해도 해야 하는 거라면 내가 하는 것도 괜찮지 뭐..."
"왜 형이 하는데..?"
"그건 다들 싫어하기 때문이지.."
"음...모르겠다 이번엔.."
"언젠가 너도 크면 알게 될거야..."
형도 잘 모르는 거니까...
나도 잘 몰라도 된다고 생각한다...
참..."참 형...나 어제 영희랑 싸웠다.."
"왜..?"
"형이 꼴찌라며 바보래...그래서 내가 아니라 그랬지.."
"하하..그래서..?"
"다신 안 놀거라고 맹세했는데..."
"그랬는데..?"
"영희는 내 신부가 되기로 했는데 어떻게 해..?"
"신부가 되기로 한 약속이 먼저니까 맹세는 효력이 없어.."
"그래..? 그치만 형보고 바보라 그래서 내가..."
"괜찮아... 하느님도 용서하실거야... 약속이 더 중요하잖아.."
"그치..? 약속한게 있으니까 지켜야겠지..?"
"그럼..."
히히...
형이 괜찮다 그랬다...
그럼 정말 괜찮은 거다 뭐...
하긴 정말 약속이 중요하니까...히히~~~
내일 아침 일찍 영희랑 또 소꿉놀이해야지...
유치원에서 꼴찌가 뭔지 배웠다...
그러니까 그건 사람들 중에 가장 바보란 얘기였다... 으앙~~~~~~~~~
난 믿을 수 없다...
우리 형은 바보가 아니다...
형은 아무도 모르는 걸 알고 있다...
형은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강하다...
난 형이 우는 걸 한번도 본적 없다...아니...
한번은 본 것 같다...
언젠가 밤에 혼자 기도하며 우는 걸 본 적 있다...
"형 왜 울어..?"
"으응...철수 아직 안잤구나.."
"응 근데 왜 울어 형..?"
"아니 그냥..."
"으앙~~ 가르쳐 줘 형~~~"
"아니 형 친구 때문에..."
"형 친구가 왜..?"
"형 친구가 집을 나갔는데 아직 연락이 없대...그래서 걱정돼서..."
"친한 친구야..?"
"으..응 그래 친한 친구..."
"이름이 뭐야..?"
"왜 민수라고 있어.."
"아랫동네 사는 그 키 큰 형..?"
"그래.."
"형 늘 그 형한테 맞고 그랬잖아.."
형은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았다...
그래 어쩌면 형은 바본지도 모르겠다...
늘 형을 괴롭히던 사람을 위해 눈물까지 흘려가며 기도하다니...치...
나같음 절대 안그런다...
그치만...그래도 난 우리 형이 제일 좋다..뭐
아니...
영희가 좀더 좋은가..?
헤~~~~~ 잘 모르겠다...
으앙~~~~~~~~~~
형이 병원에 누워 있댄다...
엄마가 방금 병원으로 가셨다...
교통 사고라는 거라고 영희가 그랬다...
난 아빠가 와야 같이 가는데...
영희가 어쩌면 죽을지도 모른다고 그랬다...
죽는게 뭘까..?
형한테 물어봐야겠다...
영희는 영영 사라지는 거라 했지만 난 믿을 수 없다...
하느님 우리형 데려가지 마요...
아빠가 올때까지 울었던 것 같다...
사람들의 표정이 어둡다...
모두들 이상한 표정으로 우리형을 쳐다본다...
정말 싫다...너무 이상한 얼굴들을 하고 있다...
"철수야..."
형이 부른다... 날 부른다...
"형 죽는거야.."
"그래... 그런 거 같아..."
"형 죽지마... 형 죽으면 싫어..."
"너 죽는다는 게 뭔지나 알고 그래..?"
"으응~~"
난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
"뭔데 형..?"
"그건...사랑하는 사람의 맘속에 영원히 남는거야..."
"영원히..?"
"그래 영원히..."
"사랑은 뭔데 그럼..?"
"너 영희랑 함께 있으면 좋지..?"
"응.."
"떨어져 있음 같이 놀고 싶구 그러지..?"
"응.."
"그런 걸 사랑이라 그러는 거야.."
"그럼 나도 형을 사랑하는 거네..."
"그럼.."
"그러면 형은 이제 내 맘 속에 영원히 함께하는 거네..? "
"그래..."
"그러면 형은 이제 학교도 안가고 나만 따라 다니는 거야..?"
"그래...널... 영원히 지켜보는 거야.."
"그럼 영영 가는거 아니지..?"
"그래...가서 하느님께 인사만 하고 올께..."
"그럼 빨리 갔다 와.."
"그래....그럴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