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明洞聖堂) 농성 관련 게시판

4월 25일(주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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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환 [franco2] 쪽지 캡슐

1999-04-25 ㅣ No.28

09:00 - 오늘 새벽(02:20)에는 골아 떨어졌다.

      밖을 내다보니 안내실 주변이 어수선하다. 또 일이 벌어졌군.

      안내실에서는 사목협의회 임원 중 한 사람이 지하철 노조원 규찰대들과 격열하게

      임씨름이 오고간다. 미사참례하기 위해 오는 신자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과 붉은 띠를 두르고 살벌하게 서 있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오늘 새벽 01:00 정도에도 사목협의회 총무가 집으로 돌아가려다 이곳 안내실에서

      검문(?)을 받고 화가나 실랑이가 벌어졌다고 볼멘 소리다.

      아! 한숨도 못자겠네.....

        이곳은 시시각각으로 그 변화가 무쌍하다. 오늘(25일)과 내일(26일)이 중요한 고비

      이기 때문에 신경들이 날카로와 졌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하철 공사의 임원들을

      통해 설득과 기관사들의 복귀를 종용하고 경찰들은 사전영장이 발부된 사람들을 검거

      하기 위해 검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측 모두가 팽팽한 긴장을 하고있다.

        '모두들 자제하세요. 지금은 서로가 힘들 때입니다. 이 고비를 잘 넘겨 일이 잘

      타결될 수 있도록 힘써야지요.'

        지하철 노조 법규부장과 문제를 상의해 서로 신경을 건드리지 않는 한에서 문제를

      해결했다. 지하철 노조 측은 문을 직접 통제하지 않도록 했고, 문 주변에 있기로 했다.

      성당쪽도 항의를 자제하고 일이 생기면 직접 신부들이 이야기 하기로 했다.

12:00 - 11:00미사를 집전하고 있는데 밖에서 요란하고 다급한 확성기 소리가 들려 불안했다.

      미사를 마치고 제의를 벗고 있는데 누군가 성당 밑 입구에서 투석전이 벌어졌다고

      전한다. 부랴부랴 뛰어가갔다. 밖에는 주임 신부와 누군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기자들이 빙둘러서 카메라를 들이 밀고 있었다. 무슨 일일까?

        한나라당 이부영 의원과 김문수 의원이 그 곳에 있었다. 주임 신부는 12:00미사

      때문에 성당으로 들어 갔고,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수고하십니다.'

       '수고는 뭘요. 하루 빨리 원만한 타결이 이루어 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 힘들어 보이지 않나요? 국회 의사당 앞 잔듸밭에서 이랬으면 더

      좋을 텐데요. 그쪽을 개방해주는 것은 어떤가요?'

       '정부가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했으니 어쩌죠?'

       '제가 잘 못 알고 있었나요? 국회 의원들은 구속도 잘 안되던데.. 더구나 그곳에서는

      그럼 국회 의원과 여기 사람들은 다른가 보죠? 국회 의원은 누구에 의해...

      미안 합니다. 하도 딱해서 그만.... 하여간 노력해 주세요. 잘 타결될 수 있도록요.'

        언덕 밑으로 내려갔다. 검은 아스팔트 위가 허옇게 변했다. 투석전이 있었던

      흔적이다. 여학생 1명과 남학생 1명이 다쳤단다. 걱정이다. 어떻게 해야하나?

        지하철 노조 부위원장과 법규부장을 만났다. 서로 자제하고 오늘부터 노조원들의

      외출을 자제 시키겠단다. 그렇지만 지하철 공사와 경찰들이 협력해서 외출 후 돌아오는

      노조원들을 보는 앞에서 데리고 가면 어떻게 합니까? 당연히 노조원들을 보호 해야죠.

      경찰쪽에도 자제를 시켜 달라고 했다.

        한총련 명동 농성단 대표와 만났다. 다친 학생 둘은 다행이 경미하다고 한다. 정말

      다행이다. 부상이 심했으면 병원으로 이송 시키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지금의 주요 쟁점은 지하철 노조와의 문제이다. 동지의식을 갖는 것은 이해 한다.

      그러나 오늘과 내일은 아주 중요한 고비이다. 경찰에 대한 항의 집회를 갖는 것은

      이해 한다. 그렇지만 지하철 노조 집행부가 무엇을 바라는지 잘 헤아려 행동하기를

      바란다. 서로 자극을 주지 않도록 협조해 달라고 했다.

        경찰 측과의 접촉을 통해 자극적인 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협조 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휴- 다행이다. 이것으로 진정이 된 것같다. 이제 남은 것은 진정 모두가 원하는

      바 대로 일이 해결되는 것이다. 제발.......

        오늘 오전의 일들은 사실상 서울대 사태에서 파생된 문제이다. 서울대의 고소와

      공권력과의 마찰로, 흩어진 노조원들과 학생들이 이곳 명동성당으로 오지 않겠느냐는

      경찰 측의 분석으로 경찰 병력의 증강 때문인 것으로 풀이 된다. 여기에 서울시의

      기관사 적극 복귀 권유가 합쳐저 발생한 것같다. 또한 오늘 저녁 한국통신 노조

      지도부가 이곳 명동성당으로 들어와 파업 농성을 강행한다는 소식도 있다보니 그에

      따른 조취도 한 몫을 담당한듯 보인다.

        겉으론 진정된 듯이 보이지만 속으로는 모두 긴장하고 있다. 긴장감이 걷돌고 있다.

      지금의 상태가 태풍 전야의 모습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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