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검정성당 자유 게시판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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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형 [kmhyoung] 쪽지 캡슐

1999-10-03 ㅣ No.706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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